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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벗,지인과 함께)

제주여행(2일차) - 금오름- 방림원 - 저지오름 - 송악산 - 용머리 해안 - 천제연폭포

 

 

제주 여행 이틀 째 -

축축하게 젖은 밤꽃 향기가 아침 뜰에 분무기로 뿌려 놓은듯하다.

 

편백나무로 집 안팎을 두른 목조 주택에서

하룻밤을 보낸 몸이 깨운하다.

 

셋이서 아침 준비를 한다.

호박잎을 따서 찌고 이런저런 채소로 드레싱을 하는 새에

서귀포옹은 생즙을 갈아서 대령한다.

 

우리의 가이드는 조반을 마치자

금오름으로 안내한다.

친구는 제주도에 와서 오름을 가지 않고서는

진정으로 제주도를 안다고 할 수가 없다며......

 

가장 제주도다운 경관이라면

오름과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해안이 아니랴.

제주도민의 생활의 터전이자

신앙의 근거지이자 항쟁의 정신이 살아있던 곳이다.

 

 

 

 

오름은 한라산 자락에 흩어져 있는

독립된 산이나 봉우리를 뜻하는 제주 방언이다.

약 330개 정도나 되는 기생 화산인데 세계에서 최고라고......

 

 

오름 한 바퀴를 둘러본다.

사방에 펼쳐지는 제주인들의 삶의 모습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오늘 우리가 걷고 바라보고 스쳐가는 생각들을

두고두고 살아겨면서 이 느낌을 회고할 것이다.

 

 

 

방림원으로 -

우리는 모두 제주의 수목과 화초와 돌들을 이야기하며 걸었다.

모두들 자연 친화적인 심성을 가진 로맨티스트라고 해도 좋을듯.........

아름답게 가꾼 방림원에서

공부하는 소년처럼 호기심을 가지고 살펴보기도 하고

아름다움에 푹 취하며 여행의 즐거움을 한껏 누린다. 

 

과연 화산의 나라 제주에서나 볼 수 있는

특이한 돌들을 살펴본다.

이런 이국적 새로움을 느끼며

우리는 동화 속의 꿈꾸는 왕자가 되어도 좋을 것 아닌가?

 

 

풀솜대 몇 포기가 하얀 꽃을 피워내고 있다.

산야에 지천으로 자생하는 야생화들을

많은 사람들은 스쳐지나고 만다.

그 야생화들이 다른 풀들과 어지럽게 섞이거나

치장하지 않은 맨 얼굴 때문에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윤기있는 얼굴을 가진 초록잎이 피워낸 붉은 꽃들을 보라.

 

풍만한 여체를 표현하는........

 

 

이 정원을 가꾼 이의 정성과 손길에 놀란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기쁨이란 얼마나 클 것인가?

 

 

제주가 아니면 쌓을 수 없는 저 현무암 반듯한 돌담을 보라.

원래의 지형을 살려서 자연스러운 정원에

수목들과 화초가 아름다운 지상 천국이 아니랴. 

 

 

 

 

제주인들의 소박한 심성을 표현하는 돌벅수들-

자연석에다 석수의 정 몇 번만으로도 동그란 눈이 되고

코가 되고 입을 벌리고.......... 

 

벅수들은 나에게 넌지시 알려준다.

가장 인간적인 품성을 잃지 말고

자연에 깃든 생명에 대한 무한한 외경의 정신을..... 

 

 

 

이런 곳에서는 신화나 동화를 생각하게 된다.

저 하찮은 돌덩이들이 사람 형상을 하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세상은 신비하고 아름다운 곳이라고......

 

 

 

 

 

우리가 친구로서 인연이 생기고

제주의 한 정원에 와서 즐거운 시간을 갖는 일이

과연 꿈이 아닌가?

 

저 돌하루방의 관대하고 푸근한 모습은

우리도 그렇게 그렇게 살라고 가르친다.

 

 

 

 

 

 

손을 높이 들게. 벗이여!

소년처럼 동심에 젖게나

그리고 소박한 꿈을 꾸게나. 벗이여!

 

 

방림원 원장님이 함께 포즈를 취해준다.

남편의 외조에 보답하듯 부부의 성을 한자씩 따서

방림원이라고 했단다.

이 분의 심성이 얼마나 고울 것인가?

이 분의 손길은 얼마나 부드럽고 억척 같을 것인가?

 

 

이름은 모르지만

그대는 아마 긴 다리와 능숙한 화술로

만인의 눈길을 끄는 아가씨일 것이오.

 

균형잡힌 몸매로

총각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도시 아가씨일 것이오.

 

 

애통하여라

부나비도 음양이 짝을 지어 노닐거늘.....

 

 

 

온 마을 아이들, 어른들, 남자, 여자들이

마을 공터에 앉아서

우리를 빤히 쳐다본다.

 

 

저지오름 -

이 오름은 아름다운 숲으로 전국에서 1등을 한적도 있다고.......

 

오름을 오르며

우리는 산 새가 되어

아름다운 숲의 나뭇가지에

우리의 이야기들을 주렁주렁 매단다.

 

 

 

저지오름을 한퀴 돌고

전망대에 올라서 사방을 둘러본 후

저지오름 분화구에 가까이........

오름마다 제각기 다른 얼굴과 다른 전설로

여행가들에게 다가온다.

 

 

 

오늘 힐끗 바라보는  한 순간의 인상은

내 안의 어딘가에 저장될 것이다.

그런 후에 두고두고  그 저장고에서

 새 이미지로 재생산되리라.

 

 

송악산-

해안의 탁 트인 전망과 섬이 아름답다.

 

 

 

 

 

 

뒷쪽에 형제섬이 보인다.

옛날에 지금 우리처럼 다정한 형제가

섬이 된 것이 아니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전망이 좋은 해안 길을 걸으며

 

 

 

양귀비가 어느 새 우리 곁에 따라 붙어

유혹하는가?

 

 

잘 익은 보리밭은

우리의 추억의 휘장을 걷게 한다.

 

 

그대의 모습이 돌하루방을 최대한 닮아가야 하느니........

그게 가장 잘 사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아직은 그대의 눈에 슬기가 빛나고

폼에 당당한 자신감이 배어 있으니....

어찌할 것인가?

 

 

용머리 해안가에서 -

제주의 가장 제주다운 풍광이다

 

현무암 돌의 형상들을 가만 살펴보면

창조주가 어찌 없을 것인가?

 

뒤로 보이는 삼방산과 해안의 절경은

여기가 신선이 노닐던 곳이 아니던가?

 

 

 

 

제주의 현무암을 빚은 해안은

가히 신들의 작품이다.

사람들은 몇몇 과학적 설명을 붙여

자연이 형성한 것이라고들 하지만.....

 

용머리 해안에서 신의 손길을 느끼지 못한 이는

그 얼마나 불행한 것인가?

 

 

이 먼 곳에서 절경에 취하며

꿈 같은 시간들을 가지는 오늘이

최고의 길일이요, 행복한 날이 아닐까?

 

 

제주 해변에서 제주 할망이 잡은 소라며 해삼으로

소주 한잔 아니할 수 있겠는가?

한두잔씩 걸치니 기분이 업^^^^^^^

 

 

조각가들은 끌이며 정이며 드릴 같은 공구를 사용하지만

신은 그런 인간적인 방법을 택하지 않았으니.....

오랜 세월을 두고

인간이 상상하기도 어려운 방법으로 빚은듯하다

 

 

 

이중섭의 소품을 기념품으로 만들어 파는 샵에서.....

 

 

가난한 천재 작가는 담배과의 은박지에 못이나 철필로 그렸다는데.......

과연 그 그림을 보면 천재적 발상과 괴이함이 드러난다.

 

육지에서 온 친구들에게

제주의 긍지와 제주인의 따뜻함을 보여주려

혼신의 힘을 다하는 서귀포옹 

 

 

용머리 해변에 널려진 돌덩이 한개가 모두 작품이다.

잠시 짬을 내어 돌 한개를 세워 놓고

크..... 좋다. 

 

저 원앙은 어찌 저리도 무정한 것인가?

독거 노인들 앞에서 쌍쌍이 노닐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