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들이 꿈을 꾼다
억겁 시간의 족쇄에 갇힌
차갑고 무겁고 질긴 몸뚱아리에서
훌훌 벗어나고 싶어
무엇인가 되고 싶어
어디론가 가고 싶어
하나의 의미이고 싶어
간절한 소망이 꿈이 된다
나무가 되어 온 몸에서 열병처럼 반점이 돋아나더니 이윽고 파릇파릇한 움이 생겨나고 마침내 옆구리에서 가지가 자라 활개를 펼치니 이번에는 새가 되어 창공으로 날아오른다
한 친구에게서 돌 한 개를 선물로 받는다
전신이 새까만 오석, 한 쪽이 깨어져 벌어져 있고 오랜 세월로 상처가 아물어 매끈하다
마치 포효하는 듯, 입을 크게 벌려 무언가를 외치는 듯 의미를 부여하며 눈 가까운 곳에 둔다
볼 때마다 그 의미는 반복되거나 수정되리라
돌 하나가 여전히 꿈에 취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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