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계기로 수석 좌대를 검색하다가 명석 한 점을 보게 된다
뱀 두 마리가 로맨스를 즐기는듯한 문양이 어찌나 사실적인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살모사의 삼각형 머리 모양과 구불구불한 몸통과 비늘까지 실물과 유사해 손으로 돌을 잡기가 망설여질 정도다
수석 애호가인 친구에게 카톡으로 한담을 전하니 이미 본 명석인데 너무나 생생해서 깊은 맛이 아쉽다고 한다
역시 수석 애호가의 뚜렷한 주관과 심미안에 박수를 보낸다며 재미있어 한다
나는 열정적인 탐석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수석을 좋아하지 말란 법은 아니리라
이럴 때는 슬쩍 끼어들어 장황설을 늘어놓지 않을 수 있겠는가
흔하디 흔한 돌을 미적 대상으로 승격 시켜 수석 애호라는 장르를 만들어 낸 것은 놀랍다
수석은 우연적인 자연현상으로 생긴 돌이 인간의 미의식으로 선택한 것이다
자연이 빚고 인간이 공감하는 자연과 인간의 합작인 셈이다
수석 애호가들이 하천을 누빈다 그들은 탐미에 몰입한다
무생명체에 생명을 부여한다 돌의 전생을 추적하며 돌에 새겨진 의미를 해석하고 감상한다
무심한 돌에 생기를 불어넣어 돌이 의미를 가지고 향기를 발산하는 생명체로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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