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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목공방 - 나무둥치

용의 얼굴을 조각하며

 

용의 얼굴을 새긴 전통 기와 하나를 조각한다.

아껴두었던 느티나무 고목을 분할해서

귀면와 한 쌍을 만들려고 계획 중이다.

 

전통문양을 새기다보면 복잡하면서도

일련의 규칙성이 있어서 생각만큼 복잡한 것이 아니다.

 

 

나무의 폭이 넓어서 조각하는 맛이 난다.

 

문양을 눈에 익히기 위해

컴퓨터로 몇 번이나 검색을 하고 그려보았다.

 

오늘 하루종일 작업한 것인데

며칠이나 걸릴지....

 

 

 

 

 

 

오늘은 용면을 세밀하게 조각한다.

오늘따라 빗줄기가 거세게 공방 컨테이너 지붕을 때린다.

나는 마치 비의 성에 감금된 포로처럼......

하루 종일 공방에서 작업을 한다.

 

누가 나에게 용면이 이렇게 생겼느냐고 의아해 하면

나는 큰 소리 칠 것이다.

"봤어요? 보지도 않은 사람이...."

그럼 나는 봣냐고? 물으신다면

"봤지요. 꿈 속에서 그리고 상상 속에서 여러 번 봤지요."

 

 

 

오늘은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

나는 비의 성에 갇힌 포로가 된다.

편안하다.

나는 자유로 부터 도피해서 행복하다.

 

이 헝클어지고  초라한 목공방에서

소박한 꿈을 꾸며

하루 종일 칼을 갈고 나무를 조각한다.

 

이 기와를 만들었을 와공과

이 기와를 나무에 옮기는 나는 천 년을 건너서

만난다.

같은 문양 하나 하나를 집중해서 그리며

나는 그 와공을 그리워한다. 

 

 

 

 

우리 조상들은 왜 용을 좋아했을까?

상상력이 만들어낸 용을 통해서

꿈꾸고 소원을 빌고 사악한 것을 배척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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