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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벗,지인과 함께)

대를 이은 우정

고향의 헬스장에 봉사하다가 아련한 추억에 접한다
가리실에 거주하시는 안용석님이 입회원서를 쓰고 인사를 나누는 중에 예전의 농산리 거주지를 대니까 이 분이 내 선친의 성함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맞습니다 그 분이 제 선친이십니다

(반가움이 울컥 치밀어 오르고)

한 갑자(60년)가 흘렀지만 생생한 기억들이 오랜 새월의 벽을 타고 올라온다
계해생 갑장인 선친들이 절친이었다며 에피소드 하나가 분위기를 바꾼다
이 분이 어린 시절 내 선친에게서 나무 자동차를 선물로 받았다는 것이다
어찌나 기억이 생생한지 당시의 정황까지 떠올린다
목수 일을 하셨던  내 선친께 자동차 선물을 부탁했더니 안 해 줄 것처럼 딴청을 부리더니  고추를 세 번 만지면 해 줄 수 있다고 하더란다  자동차 욕심에 그러마고 했더니 껄껄 웃으시며 약속대로 했다는 것이다

요즘으로 보면 유아 성희롱에 해당하겠지만 당시로 보면 남아를 선호하는 예사로운 일이었다
이 선물이 얼마나 특별했으면 지금까지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을까?

친구의 아들을 위해 열악한 공구로 나무 저동차를 만들어 준 선친의 따스한 마음이 나를 뭉클하게 한다
물론 장난감아지만 굴러가지면 최소한 둥근 바퀴 두 개는 필요하다

수공구로 둥글게 먼들자면 많은 톱질과 자귀질이 필요한 것이다

선친께서는 내게도 그런 차를 만들어 주었었다
더구나 십년만에 맏아들을 득남한 아버지의 심경을 알 것 같다

나는 태어난 것만으로도 효도했던 것이다

이제 이 분을 형님이라 부르며 대를 이어 우정을 나누자고 해야겠다

그러면서 세상을 떠난 두 분들이 구천에서 재회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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