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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즐거움

광화문 현판을 올려다보며

광화문 입구에서 현판을 한참 올려다 본다
경복궁의 남쪽 정문에 처음 걸었던 사정문을 광화문으로 교체한 것이다
수 많은 백성들과 조정의 신하들이 이 문을 호칭하거나 넘나들 때마다 의식적이거나 무의식적으로 전해지는 하나의 메시지라는 생각을 한다
요즘이야 메시지가 범람하는 시대지만 당시에는  백성들에게 전할 수 있는 의시소통 수단이 별로 없었다
새 왕조를 세워 그 필연성과 당위성을 내세울만한 통치 이데올르기를 어떻게 만백성들에게 알릴 것인가?
매스미디오도 첨단 통신수단도 없을 뿐 아니라 한글도 창제되기 이전이 아니던가?
이러한 제반 환경을 유추해 볼 때 광화문이라는 이름은 아주 간결하고 상징적이며 미적 가치를 지닌 이 건축물의 이름은 매우 중대한 의미로 다가온다

조선 왕가인 경복궁의 정문으로 6백년 이상 인구에 회자된 역사 속에서 살아 있는 문이다
빛과 교화의 문이라....
왕의 덕으로 온 나라를 교화한다는 왕도정치의 이상을 담은 글이다
왕조의 통치 이념인 유교적 이데올르기를 강조한 것이다 이성계를 도왔던 건국 공신 정도전의 개혁의지가 담겨있다
빛처럼 빠르게 넓게 온 누리에 펼쳐지는 임금의 덕을 만백성들에게 선포하는 왕조의 통치이념이자 새 왕조를 축원하는 글이다

현판을 목이 아프도록 올려다 보다가 순간적으로  역사의 영욕을 겪으며 이 궁이 불타고 새로 지어지는 역사적 순간들이 스쳐지나가며 착잡한 마음이 든다
당연히 현판도 몇 번이나 새로 달면서 오간 시비의 논쟁을 대충은 알고 있다
원래의 한자 현판의 진위문제, 대통령의 서체, 한글로 된 훈민정음 폰트 등으로 갈등이 생겨나기도 했지만 이런 논쟁이 소모적인 성격이 아니라 원류에 대한 정통성을 찾으려는 생산적인 성격을 전제로 바람직하다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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