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랑방 담화

공자님 앞에 요롱을 흔들며

공자님 말씀에 토를 단다

■내가 서고자 하면 남에게 세워주어라(己欲立而立人),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하지 마라(己所不欲勿施於人)

이런 말씀을 무릎 꿇고 절대 진리로 받아들이던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한 마디 한다
지금까지 말 잘 듣는 모범생처럼 공자님의 핵심 사상인 서(恕)를 금과옥조로 여기며 실천하려 애쓰던 내가.......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는 지당한 성인의 말씀이다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은 남도 하고 싶지 않을 것이란 전제에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마음이 깔려있다
이 말은 내가 하고 싶어하는 것은 남도 하고 싶어한다는 말이다
이 말에는 모든 사람의 욕망이 동일하다는 측면에서 보면 지극히 옳은 말이다


그런데........
사람들의 욕망이 동일할까?
개에게 옷을 입혀 실내에서 함께 생활하는 사람을 이해는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
그에게 나는 타자이기 때문이다

내가 하기 싫은 행동을 아주 좋아하는 애견인들은 나와 욕망 구조가 전혀 다르다
애견인들이 욕망 구조가 다른 내게
개를 왜 밖에서 기르느냐, 그건 학대가 이니냐고 나무란다면 큰 결례에 명예훼손이며
강요나 폭력으로까지 비화될 수 있다

애견주가 개와 관계맺음은 견주의 입장에서는 사랑하는 마음 즉 서(恕)다 그러나 개의 입장에서 걸친 옷을 좋아할지 의문이다 어쩌면 귀찮은 일이거나 괴로운 일일 수 도 있다
여기서 애견주는 개를 진정한 타자
로 대우하는 것이 아니라 소유물이나 악세사리 쯤으로 여기는 곳이다

진정한 타자는 욕망구조가 다른 타자로 인정하는 것이다
부모도 자식을 타자로 받아들일 수 았어야 한다

공자님 제 말도 말이 되나요?
공자님이 빙긋이 웃는다


'사랑방 담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림 감상 - 관아재  (0) 2023.02.02
무매개의 소통  (0) 2023.01.30
고부 갈등의 웃음  (0) 2023.01.23
귀성길의 착잡함  (0) 2023.01.23
세배를 드립니다  (0) 2023.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