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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밭을 파며

오늘도 밭을 파서 뒤집고 흔들어 놓는다
삽을 아래로 찔러넣어 지렛대처럼 퍼올리니 흙을 뒤집쓴 개구리 한 마리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피신을 한다
네 입장으로 보면 천지개벽이 따로 없구나
휴우! 삽날을 피했으니 다행이로구나

땅을 뒤엎는 일은 기존 구조를 변화시키는 개혁이요 혁명이다 상하좌우의 배치를 바꾸거나 다른 입자나 성분을 섞음으로써 활성화 시키는 일이다  그럼으로써  정체되거나 퇴화된 상태를 벗어나 유입과 유출이 활성화되어 생산의 활력을 회복하게 해 준다

밭은 자연 상태가 아니라 사람의 의도와 목적으로 만들어진 경작지다 더 많은 소출을 위해 밭의 가용성을 최대화하려 비옥하게 만들어 생산성을 높인다
밭은 다양한 유기물과 무기물을 섭취하며 촉촉하고 부드러운 피부와 건강한 자궁을 가진 임부가 된다

이런 생산의 본질적 근원을 사유하며 삽질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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