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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즐거움

일두 정여창 고택을 방문하며

5개의 정려 편액

함양 지곡의 일두 정여창 고택을 둘러본다
무더운 날인데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많다
개평리는 풍천 노씨,하동 정씨, 초계 정씨들의 세거지인 양반촌이다  한옥촌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후손들의 자구적 노력과 행정적 지원에 힘 입은 것이다

사랑채와 낙락장송

우리의 정신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위대한 전통의 산실이자 선비의 고장이라는 함양이 가장 자랑스러워 하는 인물 일두 선생이다 조선 초기의 문신으로 뛰어난 학문과 애민의 인품으로 유생들의 존경을 받았던 분이다


동방의 18현으로 문묘에 제향된다는 것만으로도 인물됨을 가늠할 수 있다
함양의 지방 사학자인 내 친구 홍곡이 침이 마르게 자랑하는 분인데 솟을 대문 앞에서 한참을 머문다
5개의 정려편액을 바라보며 이 가문의 권위와 자존에 고개를 숙인다
충신, 효자, 열녀를 배출한 것은 가문의 자부심이기도 하지만 사회 교화라는 차원 즉 다른 사람의 본보기가 되었던 점에서 큰 의미를 기지는 것이다

선비는 목숨보다 귀하게 여기는 가치를 추구한다
그 이념이 충효절의인 것이다 소나무는 그런 상징물인 것이다


세상에! 한마리의 좀벌레라니.......
아호인 일두(一蠹)의 '두'자가 좀벌레 두자라 얼마나 자신을 낮추려했는지 알만 하다 자신을 낮춤은 타인을 공경하는 겸양의 덕인 것이다

3천평에 얼여덟 채의 건물이라던가?
과연 대갓집다운 풍채에 놀란다 넓은 명당에 수많은 건물을 지었으니 재력있는 가문의 위세도 놀랍다  
우뚝 발돋움한 사랑채의 당당한 모습이며 충효절의라는 넉자를 외벽에 쓴 호방한 기품에 놀란다

사랑채 마당의 고송의 기상이 범상치 않다
선비로서 산다는 것은 요즘식의 개인적 출세나 행복과는 절연을 해야하는 것인가 하는 자조적 탄식을 한다
선생은 김종직의 문하에서 김굉필과 함께 수학하며 두각을 나타내어 정계에 진출하여 사림들의 존경을 받는다
그러나 당시나 지금이나 정치판은 권력 투쟁이 본질이라 파벌 투쟁을 피할 수 없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지방 사림파의 거두인 김종직의 강직하고 올곧은 성품으로 당시의 훈구세력들의 횡포와 부조리를 척결하려했지만 거대한 음모와 투쟁에 휘말려 연이은사화가 발생하여 희생자들이 속출하게 되고 선생도 무오사화에 연루되어 귀양길에 오르고 귀양지에서 세상을 등지니 안타깝다
그런 후에 다시 갑자사화에서 부관참시라는 끔찍한 모욕을 당하고 후일에 복권이 되니 극과 극으로 이어지는 명예와 모욕의 반잔을 겪게 된다
고택의 낙락장송에서 선비의 굽히지 않는 지조가 느껴져 온다

선비는 목숨보다 귀하게 여기는  가치를 추구한다
그 이념이 충효절의인 것이다
소나무는 그런 상징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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