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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밥과 똥

김훈 선생의 수필 <밥과 똥>을 읽는다
밥이야 소중하기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다 살아가는 이유다 밥을 배불리, 맛있게 먹기 위해 스트레스를 받으며 고된 노동에 종사한다
현재 TV에 방영되는 프로그램 중에 음식과 관련된 것이 몇 %일까?
직접 먹방 프로가 아닌데도 드라마 중에도, 바둑을 두면서도, 전투 중에도 먹어아 사는 것이 인간의 삶이다
먹고 싸고 것이 인간이 삶의 에너지를 얻는 가장 기본적 구조다
투입과 배출, 인풋과 아웃풋이라는 양대 요소의 원활한 흐름임을 직시하고 있다
생명 운동은 이런 양극단까지도 포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똥을 누는 아야기는 의식적으로 피한다
실제로는 먹는 일과 똑 같은 비중으로 싸는 일을 함에도 불결하고 더러운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작가는  밥과 똥을 똑같이 소중한 문제로 다룬다 그래야한다고 강변한다
신체는 음식을 섭취하고 소화 시키는 기관과 찌꺼기를 걸러내 배출하는 기관으로 어느 한 쪽도 상대적인 우월성이 없다
다만 똥이라는 배설물의 악취와 독성과  배설 행위가 거추장스럽고 불결하기 때문이다작가는 똥의 본질을 예리하게 파헤치며 그것은 피할 수 없는 생명의 순환 질서로 긍정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똥을 역사와 문화적으로 관찰하는 작가의 냉철한 분석력과 집요함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작가는 어린 시절의 똥 퍼는 친구와의 추억을 소환하며 동의 미학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이제 나도 순한 똥을 누어아겠다 쳐먹는 일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악취로 구리지 않는 황금색 똥을 누는데 신경을 쏟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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