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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총무원장 스님의 입적

난데없는 소식 하나가 충격을 준다 조계 종단을 이끌어왔던 스님 한 분이 화재로 입적했다는 것이다
스스로 인연을 달리 한다는 본인의 표현을 속인들은 한 마디로 자살이라고 한다

불교의 핵심이 되는 사상이 생명을 존귀하게 여기는 자비인데 우리 불교 종단에서 핵심적 지위에 올라 종단을 개혁하며 종단을 이끌던 지도자가 이승의 마지막에 선택한 방법이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수사를 해서 내용이 밝혀진다고 해도 타살이 아닌 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물론 차츰 흑막의 베일이 벗겨지겠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겪어야 할 종단의 위상 추락과 신도들의 심적 고통이 쉽게 아물지 않을 것이다
나는 불교 신자가 아니지만 존경하는 분 중에는 스님이 여럿이고 절집 처마 아래에서 홀로 머물기도 좋아하고 불교 문화를 애호하는 팬이며 수혜자다
이런 나이기에 이런 돌발적인 사건에 당황스럽고 흑막에 가리어진 진실이 궁금하고 또 마음이 아프다는 것이 솔직한 마음이다
조계종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어 인터넷 자료들을 탐색해 본다 역사적인 탄생 배경이며 근래의 종단의 조직과 활동들을 두루 살펴보기도 한다
조계종은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으며 사후에는 모든 재산이 종단에 귀속된다
내 혼란스럽고 우울한 뇌리를 툭 스치는 것이 있다
종정과 총무원장이라는 두 지위와직책의 차이를 구별해서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종정은 정신적 상징이고 권위로 실무에는 관여하지 않지만 총무원장은 종단의 엄청난 제반 행정과재정문제, 인사문제에 직접 관여하니 막대한 실권이 따르고 그만큼 정치적 능력과 책임이 요구되는 자리인 것이다
종단 내의 여러 분파가 있을 것이고 치열한 재산문제나 인사문제, 고질적 비리와 병폐에 대한 개혁과 쇄신을 주도해야 하는 개혁가의 리더십이 필요한 자리임은 누구라도 알 수 있다

설사 아무리 종단 개혁을 위한 충심이라고 하더라도 인연을 달리하는 마지막 선택은 어떤 명분으로라도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성철스님 같은 큰 스님은 시공을 초월한 포교를 한다 이 사건이 초래할 후유증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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