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의 즐거움

만대루에서

병산서원은 강과 산이 있는 앞쪽을 바라보고 있다 낙동강은 몸을 눕혀 강 바닥을 흐르고 병풍을 두른듯한 산도 한 일자로 몸을 낮추어 산수간에 호응을 한다
솟을대문을 들어서면 서원의 제일 앞쪽에 일곱칸이나 되는 기둥을 세우고 길게 사방이 트인 누각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화려한 단청이나 고급스런 치장을 하지 않고 소박하고 절제된 누각이 서원의 품격을 높인다
자연을 바라보는 이 망루는 건물 자체로도 단아하고 욕심없는 선비의 용모처럼 비범함을 지니고 있다 누각은 자신을 비움으로써 병산을 서원의 뜰로 끌어들이고 있다  

사람들의 공간인 서원과 자연의 풍광 사이에 놓인 누각은 인공과 자연의 경계이자 둘이 소통하고 조화를 이루게 하는 한다
만대루는 자연을 외경하고 관찰하고 누리고 배우는 누각이다
탁 트인 시야! 유장하게 흐르는 낙동강의 물줄기와 모래사장을 바라보거나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삼라만상의 오묘한 변화를 관조하며 풍류를 즐기고 배움의 깊이를 더하였을 것이다

'여행의 즐거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가춘  (0) 2023.11.24
보리암의 바위  (0) 2023.11.24
여행길에 만난 소나무  (0) 2023.11.23
동굴에서  (1) 2023.11.22
사인암 선바위  (0) 2023.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