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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눈 내리는 창가에서

 

굿모닝!

블라인드를 걷자

또 다시 도둑처럼,

고양이 걸음처럼 다가온

눈이 온 대지를 덮었다.

 

무슨 음모가 진행중인지

희뿌연 가루로 장막을 치고

눈이 내린다.

 

벌써 발목을 뒤엎는다

야외등 머리에 덮어쓴 고깔 모자가

어릴 적 그렇게 사고 싶었던 흰털모자다

 

 사색을 하거나 독서를 하며

늘상 바라보는 창 밖의 풍경이

오늘따라 더욱 정감이 간다.

 

 

 

눈이 피운 꽃^^^^

설해를 입을까봐 조바심한다

 

 

하얀 이불처럼

나목이며 언 땅을 포근히 덮어주는.....

 

 

흐르던 물도 얼음 밑에서

가파른 숨을 멈추고 쉬어가는듯

포근하다

 

 

 

한여름에는  격랑에 울분을 토하거나 신음하거나

드센 청년의 기세로 의기양양하던 시냇가

이제 눈에 덮이고...... 

 

 

 

돌들은 제각기 사연을 가지고

내를 따라 흐르다

 부딪히고, 깨어지고, 서로 기대며.....

 

 

 

 

남애 양지 산의 늑골들이

햇볕을 받으려 줄을 서고

그 안쪽에는 눈이 쌓이고

 

 

 

 앙상한 나뭇가지는 풍성한 눈의 세례를 받지 못하고

무성한 소나무 머리에 눈꽃이 피어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