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에서 원주민과 함께 사는 어느 분의 말 한 귀절을 소중하게 포착한다
마이크로네시아의 석양 풍경를 보며 그는 "천국은 나그네들의 것"이라고 한다
그곳에 늘 정주하는 토박이들은 그 풍경에 익숙해져서 새로움이라거나 차이를 발견하지 못하고 무덤덤하지만 여행자들이나 나그네들은 색다른 체험으로써 절경이나 천국과 같은 풍경으로 느낀다는 것이다
사막의 오아시스도 마찬가지다 사막 여행을 하다가 극도로 지치고 목 마른 상태에서 얻어지는 환상의 그늘이고 샘이다
이 말은 노마드가 되어야 진수를 맛볼 수 있다는 의미로 확대 해석할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 하루의 시간이나 삶의 터전이라는 공간은 동일함과 차이가 뒤섞여 있다
같은듯 하면서 다르고, 다른듯 하면서도 같은 것이다
어제와 같은 오늘이고, 어제와 조금 다른 오늘이다
한 곳에 정주해서 살고 있을 때라도 그 미세한 차이를 찾아내고 그것을 새로움으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범한 분의 스쳐지나가는 말이라고 여겨도 당연하지만 말을 천천히 음미하면 배움의 대상이 된다
우리는 여행을 하며 나그네가 된다
어제와 오늘 사이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면 진부하기 이를데 없는 지옥과도 같은 삶이다 외형적으로는 유사한듯 하지만 정신이나 의식의 차원에서는 많은 차이가 존재한다
일상 속에서도 그런 차이를 찾아내는 감각이 필요하다
나그네가 된다는 것은 노마드적 삶으로의 이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