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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또 벌에 쏘이고

장마 중에 마구 자라난 풀이며 나뭇가지를 손질하는 중에 또 벌의 기습을 당한다
옷을 입은 등을 침으로 찌른 것이다
이 뜰이 늘 안전하고 평화롭지는 않다

아야! 나도 모르게 낮은 비명이 나오고 2,3초 후에 벌이 날아간다 꿀벌에 쏘인 것보다 더 아프고 오래 지속되는 것이 바다리의 소행일지 모르겠다
서서히 어둠이 깔리는 시간이라 벌이 제 잠자리에 드는데 시끄러운 소음과 함께 영역을 침범 당했으니 나를 공격한 것이다

왕바다리의 소행일 것 같다


자연 속에서, 그것도 넓은 부지에서 생활하는 일은 이런 사소롭지만 불편하고 때로는 고통을 당하기도 하고 잠재적 위험으로 불안하기도 하다
그러나 자연을 통해서 누리는 바에 비하면 찻잔 속의 태풍에 불과한 것이다

백화가 만발하고 온갖 새들이 노래하고 많은 생명체들이 함께 살아가는 이 공간은 나만의 영역이 아니다
실정법의 법적 소유권은 사람들끼리의 제도와 관습에 의한 합의로 다른 생명체들이 동의를 한 것이 아니다  내 소유라는 것은 사람들 사이에서만 유효할 뿐이다
비어있는 넓은 창공은 토지처럼 분할하기도 어렵고 흐르는 몰은 나눌 수도 없고 무한히 차있는 신선한 공기도 그렇다
그러므로 토지를 소유한다고 해서 그런 분리하거나 분할할 수 없는 것들까지 독점적으로 소유할 권리는 없다

공존공생하는 자연의 동식물만이 아니라  하천과 바위와 언덕과 산봉우리들이 모두 나와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인 것이다
간혹 파리,모기, 쥐, 뱀과 같은 동물이나 농작물을 해치는 해충들이 성가시게 만들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적절히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달콤하고 아름답고 좋고 이로운 것만으로 세계는 구성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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