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기사인 신진서 9단이 자서전을 냈다는 말에 의아해하다가 사실을 확인하고 놀라며 존경스런 마음이 든다 이제 20대 중반의 나이에 자서전을 낸다는 것이 일반 상식이나 관례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
그러나 자서전이라는 것이 일생에 단 한 번, 인생을 총정리한다는 고정된 관념에서 벗어나면 새로운 형식으로 발전하고 진화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런 의미에서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이란 개념을 생각하게 된다
자서전이라면 인생 말년에 지난 생애를 회고하며 삶을 정리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아직 남은 인생이 구만리인데.....'라며 아쉬움을 표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 천재 기사의 자서전 편찬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며 큰 감동을 받는다
자서전은 스스로 또는 대필할 수도 있는 자신의 삶의 스토리다
자신의 인생이라는 질료에서 사실적인 것을 바탕으로 한 진솔한 삶의 이야기다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다
우리 전통사회에서는 관직에 등용되거나 훌륭한 업적을 쌓아 공동체의 모범이 된 분들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공인된 기관에서 사료로 편찬하거나 때로는 족보나 향토지, 비석 등에 기록하여 후세에 길이 남기고자 하였다
이런 경우는 대개가 성공한 사람들의 훈장처럼 남들의 부러움과 모범의 대상이 되었다
자서전의 의미를 확대해 보면 일기라거나 블로그도 자신의 삶을 진지하게 기록하고 성찰하는 진화된 자서전이 될 수도 있지 않은가?
자서전은 성공한 이들의 훈장쯤으로만 여기면 겸양의 미덕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사양하거나 기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실패한 삶을 성찰하는 자서전은 용기있는 이들의 자기 고백이다
크게 내세울 것은 없어도 자서전을 통해 자기 계발과 자아 혁신을 이루기 위한 자기 학습과 연마의 과정적 조치로서도 가능할 것이다
신공지능이라 불리는 이 젊은 천재는 바둑 기사로서의 출중한 능력만이 아니란 점이 모두를 놀라게 한다
세계 랭킹 1위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지만 그가 나이가 들고 실력이 뒤지더라도 기사로서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새로운 길을 찾고 성공할 것이라는 덕담겸 축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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