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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올바른 판단의 조건

옳은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정신이 유연하고 기동력이 있어야 한다
원할한 어깨 관절이 상하 좌우로 회전하며 가동 범위와 기동성이 향상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럴 때 다양한 관점을 가질 수 있는 운동성이 생긴다 하나의 입장이나 관점에서 다른 그것으로 이동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고 신속해질 수 있다
얼음은 굳어서 다양한 용기에 담기기 어렵지만 물은 유연해서 담기기 쉬운 것과 같은 이치다

판단은 인간의 정신활동 중에서 가장 정치적이다 사유가 자신과의 소리 없는 대화라면 판단은 다른 사람들과의 소리 없는 대화다
둘 이상의 행위자들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정치적인 시사는 복잡다단한 현상을 다루는 문제라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다 이 쪽 관점에서 보면 옳다고 여겨지는 것이 저 쪽 관점으리 넘어가 보면 그릇되게 여겨진다
패널들은 극도로 대립하는 진영을 대변하는 사람들이라 태생적으로 편협하고 편파적일 수 밖에 없다
패널들은 사실과 의견, 주장을 교묘하게 뒤섞어 버린다
그들의 현란한 말솜씨와 교묘한 논리에 대중들은 현혹 당하기 쉽다
이현령비현령이라는 속담이 딱 맞는 말이다
이런 패널들의 의견이나 주장에 무비판적으로 동조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팬덤 현상이 우리 정치의 심각한 양극화 현상을 초래하고 있어 우려가 크다
안방에서 쉽게 접하는 TV의 시사 프로그램이 아마 가장 큰 원인 제공을 했을 것이다

옳은 판단을 내리 위해서는 현실, 현상 세계와 어느 정도 거리감을 두어야 한다
공정한 법관처럼 현상 세계를 떠나지 않으면서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는 위치로 물러나는 것이다
나는 갑과 친밀한 사이이기 때문에 이 판단을 내리지 않겠다는 준엄한 공정성이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현실에서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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