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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벗,지인과 함께)

벗에게

영적으로 깊이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친구가 이렇게 가까이 있었는데 몇 십년이 지나 새 인연이 닿았네
알기야 알았지만 빈 껍데기 같은 학교 동기일 뿐이었지 일상적이고 형식적인 만남과 소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자네의 에세이집이어서 기쁨이 더욱 커다네
아직 지붕과 서까레만 천천히 감상했다네 자네의 글에서 풍겨나오는 온화하고 무르익은 인품과 서정적이고 인간애가 풍겨나오는군
그리고 어려운 현실을 꿋꿋이 이기고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지난 날들이 읽혀지네
말랑말랑한 삶의 질료들이 작가의 덕과 인품의 항아리에서 잘 삭았네 깊은 맛과 멋이 우러나오네
자네의 지난 삶의 여정을  천천히 돌아보며 추억하고 깊은 사유로 해석하고 성찰하며 담담히 그려낸 글들에서 진실의 향기가 돋아나네

어떤 글은 안타깝고 노출하고 싶지 않은 개인사를 고백성사하듯이 드러내는 허심탄회한 마음이 뚝뚝 묻어나는구먼


아! 이런 친구가 있었다니......
씨악실(소학실) 굽이치는 물길, 급한 물살에 터빈을 돌리던 방앗간집 아들이 그 착하고 영리한 내 벗이라니.......

나는 선묵유거라는 블로그로 내 삶의 순간순간에 집중하며 사유하고 공부하고 기록해 오고 있다네 14년째인데 길지 않은 글과 사진 한 컷을 올리는데 3300 여 개의 소서사가 올려져 있지
대부분 개방되어 있는데 방문자수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네
작가라는 명함이 글 쓰는 홀가분한 자유를 제한할 수도 있어 블로그를 활용한다네  
규정되지 않음의 홀가분한 자유가 작가의 명함보다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네


요즘은 현대철학을 두루 공부하는데 독해력이 많이 부족하고 기억력이 형편없어서 공부하고 까먹고 또 공부하고 까먹으며 그래도 조금씩 까먹히지 않는 것이 영혼의 근육이 되는 것 같아
블로그는 현대의 노마드들의 기록장이고 전시장이고 공연장이고 만남의 광장이 될 수도 있으니 매력적이라네
친구야
자네가 자랑스럽고 고맙다
자네라는 거울이 나를 비추며 나를 일신 시키고 성장 시키면 좋겠어

청곡 淸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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