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량의 의미에 혼돈이 생긴 솔직한 체험담이다
국회의원을 선량이라고 한다
나는 그 선량이 행실이나 성질이 착하다는 의미의 선량善良인 줄로 알았다 그런데 일부 의원들의 비상식적 언동을 목도하며 분통을 터뜨리다가 사전을 찾아보니 선량選良이란 의미도 있는 것이다
즉 뛰어난 사람으로 뽑힌 사람 즉 국회의원을 일컫는 말이다
그러면 그렇지^
그제서야 분통을 진정 시키고 내 착오를 수긍한다
국회의원은 선량選良이지 선량善良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의원들이 다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국민의 대표자로 뽑힌 의원이 이름값에 걸맞는 행동을 하지 못해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정치에 혐오감을 가지게 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명분과 실제 사이의 괴리가 크다
우리 정치문화의 한 단면인데 미숙함이나 후진성 정도가 아니라 아예 상종을 하기도 싫을 정도로 저속하고 천박하여 시정잡배만도 못한 경우를 목도目睹한다
제 잘난 척 하며 온갖 특혜는 누리면서 염치도 없는 고약한 사람들이 있다
국회 의원의 명분 즉 이름값을 못하는 의원을 콕 찝어서 이름을 밝히거나 구체적 사례를 제시하며 따지고 나무랄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은 그와 동격이 되기 싫어서다 그래봤자 반성할 사람도 아님을 잘 알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숨이 나오고 절망감에 빠질 때도 있다
오늘은 이런 폐단을 개별적인 일탈로서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로써 지적하고 싶다
이런 저질 불량 의원들을 정치판에 발 붙이고 살아남게 만드는 풍토나 구조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진영의 전사라면 저질이어도 좋아
양심과 도덕 거딴 게 뭐 별거야?
우리의 정치문화의 가장 고질적 병폐인 극심한 진영대결이 심각하다
스스로 판단하여 옳고 그름을 가려야 할 유권자들이 냉철하고 성숙한 비판능력을 상실하고 있다
대중들의 정치 현상에 대한 숙고와 판단이 이루어지기도 전에 진영에서 생산해 내는 선전과 선동에 휩쓸려 버리는 이 구조가 우려스럽다
사안별로 이성적 사고과정을 거쳐서 판단을 하는 것이 아니라 호감이 가는 진영의 논리에 휩쓸려 가는 풍토가 큰 문제다
팬덤화 현상은 판단능력을 상실하고 진영의 편에 서는 무조건적으로 열광하는 팬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유대인 학살에 관련된 아이히만의 재판과정을 목격한 아렌트는 악의 평범성을 지적했다 악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하고 단순하고 중독성이 강해서 우리의 이성적 사유를 마비 시킨다는 것이다
진영에서 생산한 선전, 선동에 휩쓸리는 무사유가 아이히만과 다를 바가 무엇인가?
언제쯤에나 가능할까?
유권자를 개똥처럼 여기고 막말을 일삼는 의원들이 들어설 수 없는 정치판이 만들어질 날은......
그리고 대중들이 성숙한 민주 시민의식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눈을 부릅뜨고 참여하는 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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