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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한반도 야간 위성 사진 한 컷

전기를 문명의 혈관이라고 비유하는데 전적으로 수긍을 하는 것은 내 개인적인 삶의 역사에서 생생하게 체험을 한 기억 때문이다

60년대 초반 농산리 우리 마을의 물방앗간에서 생산한 전기가 가가호호마다 30촉 백열등으로 어둠을 밝혔다 당시의 30촉의 밝기는 호롱불과 비교되는 엄청난 밝음이라 요즘 우리의 기준과는 다름을 유의해야 한다
등잔불에 의존하던 원시적 야밤을 문명의 광명으로 바꾸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었다
우리의 어린 시절은 가난하고 어둡고 미개했지만 발전상을 직접 생생히 목격하고 기쁨을 맛보는 경험이었다

중학 시절, 읍내에 나가서 자취를 할 때 주인집 아주머니는 전기를 아끼라는 말을 반복해서 주입 시키곤 했다
당시 절전을 입버릇처럼 채근하던 주인 아주머니를 나무랄 수도 없는 것이 전기세 부담이 만만치 않아서였다
한 번은 옆 방과 벽에 구멍을 뚫어놓고 전기를 공유하기도 했다
이 시절에 선풍기, 보온밥통, 전기밥솥, 냉장고와 같은 가전제품은 문명의 첨단인 것처럼 경이로운 축복으로 여겼었는데 여러 해가 지나서야 보급되었고 생활 필수품으로 인식하게 된 것은 조금 더 지나서였다

지금 내 개인 주택에서 사용하는 전력량은 아마 예전의 우리 마을 전체가 사용하는 전력량보다 적지 않을 것이다 3kw 태양광 집전 패널로 자체로 전력을 생산하고서도 월 수만원을 전기세로 부담하고 있으니 말이다

전기 사용량은 문명생활의 수준을 가리키는 지표다  문명의 혜택을 측정하는 지표로 전기 사용량만큼 적합한 것이 있으랴 싶다

오늘 뉴스에서 인공위성에서 촬영한 남북의 야간 조명을 보고 안타까움과 충격을 받는다
이 일로 오늘 블로그 글감을 삼게 된다
한 눈에 보아도 알 수 있는 남북의 밤의 모습인데 이 단순한 밝기의 차이로만 보이지 않는다 남북한 우리 민족의 문명 생활의 수준을 단번에 보여주는 이보다 분명한 비교가 있을까?
북한 동포들의 낙후된 생활에 마음이 무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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