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한 후각과 사방으로 뻗은 더듬이로 탐험을 하다가 우연히 자크 랑시에르의 사상의 단면에 접한다
그는 정치나 미학을 민주주의와 동의어로 다루고 있다
<아이스테시스>라는 미학 저서를 통해 미학은 민주주의와 다를 바 없다고 하는 발상에 호기심도 생기고 신선하기도 하다
근대의 주요 예술적 사건들을 무대에 올려놓는 기발한 방법론을 이용하고 있다

모더니즘, 모더니티에 대한 기존의 담론을 대체할 새로운 서사를 제시한다
대항-역사라는 미학 담론이다
그 담론은 존재론적 민주주의를 추구한다
즉 의미가 있고 없고, 크고 작고, 중요하고 사소하고와 같은 위계질서를 갖는 이성적 규범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평등하게 보았다
그의 미학 체제는 재현의 주제에 따른 장르의 위계를 해체한다 재현 주제에 차별을 두지 않는다 왕이나 귀족들을 다룬 것이나 평민들의삶을 다룬 것이나 차별을 하지 않는다
우주를 구성하는 모든 것은 차별이 없는 평등한 권리를 갖는 것이다

이런 존재론적 민주주의는 그의 <미학적 분리>에서 가능해졌다
예술의 신인 뮤즈를 위한 신전인 뮤지움(미술관)은 사회적, 세속적 공간으로부터 분리된 것이다
이런 제도적 변화와 사유의 변화가 미학적 분리를 가능하게 하였다
미술관에 전시한 하나의 사물은 누가 어떤 목적으로 사용했는가 하는 관점에서 시공적으로 거리를 두어 무관심하고 초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새로운 미학적 시선 속에서 사물이 지닌 상징적 능력에 주목해야 한다
아무리 작고 하찮은 것이라고 해도 전체적인 호흡과 파동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상징주의는 평등주의와 상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