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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광우도>라는 말은 광어와 도다리를 구분할 때 정답 행세를 하는데 깊이 생각해 보면 틀린 말이다
김훈 선생의 <광어냐 도다리냐>의 몇 귀절을 인용해 보자
좌광우도가 말이 안되는 까닭은 우선 이 좌우의 표준이 생선이냐 인간이냐 하는 주체의 혼란에서 온다
생선이 인간 쪽으로 헤엄 쳐 올 때 오른쪽으로 쏠려있던 생선 눈깔은 생선이 거꾸로 방향을 바꾸어서 인간으로부터 멀어져 갈 때는 왼쪽으로 쏠려있다 좌광우도를 말하는 사람들은 생선의 쏠린 눈깔을 웃을 일이 아니라 한 쪽으로 쏠린 자기 자신의 두 눈을 반성해야 한다
.........
인간의 눈으로 도다리와 광어의 눈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p191)
두 생선을 구별할 수 있는 결정적인 차이는 광어가 잇빨이 있는데 도다리는 없다는 것이란다 작가는 이 말을 어부에게서 직접 들었다며 크게 배운 진리라고 한다
사물을 그 자체로서 이해할 것, 사물과 인식 사이에 잡 것이 끼어들지 않도록 늘 경계할 것(p192)을 강조한다
생선을 관찰하는 사람이나 그의 위치는 사물 그 자체가 아닌 매개에 불과하다 반면에 생선의 잇빨은 사물 자체이며 사물이 지닌 내재적 특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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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선생으로부터 진정한 삶의 진리를 배운다 그 분의 세설은 기자로서의 현장 경험과 삶을 꿰뚫는 혜안과 성찰에 바탕을 두고 쓴 명문이다
눈이 한 쪽으로 쏠린 생선도 헤엄을 칠 때 상하좌우를 자유자재로 나아간다
요즘 사람들은 쏠린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좌파니 우파니 하며 온 나라가 벌집을 쑤셔 놓은 것처럼 혼란스럽다
사실과 의견(주장)을 혼동해서는 안된다 사실과 주장을 마구 혼란 시켜 정파에 종속 시키는 선동가들의 먹잇감이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인간의 두 눈은 코를 기준으로 좌우대칭이지만 그것은 본래의 모습이고 이상적인 모습이다 사물을 똑바로 보라고 양쪽에 배치되어 있지 않은가?
그러나 현실에서는 한 쪽으로 쏠려 사물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사시가 될 수도 있다
내 균형 잡힌 두 눈으로 이해되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는 거리감을 유지하며 말하지 않아야 한다
끝없이 내 양심을 홀리는 미디어와 스피커들의 교언영색을 멀리 해야 한다
김훈 선생이 지적하는 잡 것들을 가려내고 경계하는 거리두기의 냉철함과 신중함, 옥석을 가려내는 지혜로움이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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