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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다시마를 자르며

다사마를 구입했다며 가위로 자른다
한 끼의 식사비 밖에 되지 않는데도 한 상자다

어느 바다의 바위를 움켜쥐고 요동치는 파도를 요람으로 성장하던 녹색의 해초 줄기들이 이 먼 길을 왔다
다시마는 바짝 마른 채 지금도 고향 바다의 염분을 바르고 출렁거리는 파도에 휩쓸리며 접힌 주름살이 가위질에 툭툭 부스러진다
한 조각을 입에 넣으니 짭조름한 맛을 전해온다
파돗 소리를 들으며 일렁이는 파도에 몸을 맡기던 해초의 율동을 내 몸으로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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