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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벗,지인과 함께)

고교 동기들이 회갑이 되어 만나다

나의  인격과 심성을 곱게 길러주고

 튼튼한 몸을 길러주고

 아름다운 추억을 주는

나의 모교 

 

 

거창대성종합고등학교  보통과 문반

1971학년도 졸업(6회)

 

오늘은 41년 전에 졸업한 고교 동기생들이

회갑을 빌미로 동기회가 열리는 날이다.

 

고교 동기 모임에 거의 참석을 하지 못해

아득한 그리움과 향수가 큰데다가

형편없는 기억력으로 친구들의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터라

친구들에 대한 예의로 아침부터 앨범을 뒤적인다.

앨범이 책꽂이 한 켠에 내 손길을 기다렸었다고.....

 

 

탄식한다.

40년이 언제 그렇게...

속절없이 흘렀는지

그러나 이내 추억의 휘장에 드리운

곰팡이 핀 흑백 영화 필름 속에

등장하는 이전의 기억들을

소중하게 반추한다

 

 

열아홉살 청소년의 앳띤 모습에 미소를 보낸다

 

 

 

 

강산도 아름다운 아림의 옛 터

세기의 빛을 받은 학문의 동산

 

거창대성중학교를 졸업하고

거창대성종합고등학교로 진학하는

내 인생의 소중한 6년은

교육자로서의 삶을 키우던 시절이었다.

 

 

 

중학교부터 자취를 하며

남의 방 한 칸을 빌려서 냉방에서

눈물어린 찬 밥을 많이도 먹어야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은혜로운 시절이 아니었던가?

호적이 2년이나 늦게  실려

친구들은 가끔 '민증까자'고 하기도...

 

 

 

한 분 한 분 눈길을 주어

눈동자 촛점을 맞춘다

존경하는 은사님들이

지금의 나보다 거의 젊다.

 

스승은 나를 인간답게 길러주는

어버이시다.

 

우리 시대가 생각하는 스승상이

오늘날에는 찾아보기 어려우니

한심하고 비애를 금할 수 없다.

 

 

아! 담임 선생님 이재의 선생님

저 눈에서 튀는 총기 좀 봐!

 

앨범 사진을 찍는다고

흑판에 애창하시는 시 한 수를 적으시고

해설을 하는 모습을 보고

'과연 풍류를 아는 멋쟁이 선생님' 이다.

 

고전을 가르쳤던 윤범식 선생님은

수업 입실 하시면서

창문을 드르륵 열고

폼을 잡으시면서

낭낭한 음성으로

한시를 들려주었던 그 모습에

나는 반했었다.

 

지금 나도 가끔 그런 풍류를 즐기는 걸 보면

고교 시절의 그런 체험 때문이리라

 

 

 

이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이나, 직장으로 출발하기 위해

야무진 포부와 희망을 가지던

그래서 제 인생을 개척하려는 벗들!

 

어느 덧 오랜 세월의 징검 다리를 건너며

새로운 인생의 막을 열어가는 때가 되었다.

 

비록 언뜻 이름은 떠오르지 않아도

우리의 깊은 추억의 장에 곱게 수놓인

아름다운 추억은 잊혀지지 않는 법이려니...

 

사랑한다. 벗들이여!

여기 사진을 모두 올리지 못해도

우리 대고 동기생들 모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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