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시퍼런 낫이 푸른 토란대 밑줄기를 싹둑 베어내자
콸콸 쏟아지는 물줄기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른다는 말은 절대 진리가 아니었구나
키만큼 자란 토란 넓은 초록 잎으로 물을 빨아올리는 중이었구나
며칠 후 뿌리를 캐면 생생히 증언할 것이다
캄캄한 지하 막장에서 일하느라 창백한 안색의 하얀 실뿌리들이 한 방울씩 뽑아 올리던 송수관이었다고......
뿌리와 줄기와 잎이
한 몸이 되면
물도 위로 흐르는 것이구나
사랑으로 한 몸이 되면.......


'청곡의 글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추석 잘 쇠었소? (0) | 2025.10.13 |
|---|---|
| 고슴도치의 딜레마 (0) | 2025.10.07 |
| 엠페도클레스 (0) | 2025.09.26 |
| 치어리더 - 스타디움의 꽃 (3) | 2025.09.21 |
| 돗자리를 짜는 영감님 (1) | 2025.09.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