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랑방 담화

운보선생의 화집

 

한줄기 바람처럼


집시처럼 , 보헤미안처럼


지유 의지에 따른 유랑인이 되고 싶은 것인지


경주 안강의 움막에서 머무르는 며칠은 결코 지루하지 않다.


 



텅 빈 하루.


거칠 것 없는 무한의 자유에 의탁하는 하루다.


부디 오늘 하루도 신천지에 첫발을 내딛는 설레임으로 시작되기를.......


오늘 하루가 삶의 마지막 날이 되어도 후회하지 않을 시간이 되기를.......


 



 


멀티 채널을 즐기는 취향을 어쩌랴.


삶의 풍미가 되는 일상의 채널 하나를 돌린다.


 


느닷없이 雲甫 金基昶 화백의 畵集 속에서


몇몇 그림들에 시선이 잠긴다.


혹시 門外漢의 눈에도 보이는 게 있을지,


뭔가 가슴에 와닿는게 있을지 ?


 


 


 

산, 해, 집, 나무, 새, 아이들이 보이는


초등 저학년 아동의 그림 같다.

 

  언젠가 어디선가 힐끗 바라본


고야, 피카소, 제백석,백남준의 그림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느꼈던 기억이 난다.

 

 

거장이나 천재들에게서 나타나는 天眞스러움

림에 몰입하수록 나는 어린이가 된다.


가장 때묻지 않은 天眞爛漫한 어린이.


그리고 가장 원시적인 순수한 심성을 지닌


아득한 太古的의 바보가 된다.


 


 


그럼으로써 나는 더욱 참되고 순수하고 진실한


인간의 심성으로 되돌아 가려 한다.


 ,

 

 

 

 

 

운보 선생은 소, 말, 매, 독수리 호랑이 그림을 즐겨 그렸다.


 


달리는 말과 싸우는 소에게서 활화산처럼 솟구치는 야생의 힘


저 부라린 눈동자, 뜨거운 입김,


전신의 세포가 긴장하며 오로지 한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이


리듬을 타고 분출한다.


 


혼신의 힘과 에너지는 생명을 양육하는 생산적인 에너지가 되어


우리의 삶에 투영하리라.


 

 

 

 

 

 

 

마치 꿈에서 보는듯 무릉도원인듯한 한적한 시골 마을


선생은 노년에 자연에 귀의하려는듯


우리의 자연을 소재로 하는 그림을  민화의 형식으로 즐겨 그렸다.


그림에서 선생의 꾸밈없는 소박한 심성이 잘 드러난다.

 

 

동양화는 가시적이고 감각적인 형상을 넘어서


정신적 표상으로서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자연과 인간의 삶이 조화로운 낙원의 모습이다.


그 안에서 사람들은 평화롭고 즐거움에 가득찬 삶의 환희가 드러난다.

 

그림을 보면


마치 내가 태고적의 어머니의 어머니가 흔들고


가슴을 다독이는 요람에 누운듯하다.


 


때때로 선생의 그림에서는 바보의 기운이 느껴진다.


바보 온달은 세련되지 않고 교육받지 않았지만


참되고  때묻지 않은 순수함으로 비축된 힘을 바탕으로 큰 인물이 되지 않았던가?

 

 

 

 

 

 

사람이 흥에 겨워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은


가장 자연스러운 본성이 아니랴.


 


평면 위에다 음악을 담고 싶었다는 선생은


춤추고 노래하는 악공들의 모습을 즐겨 그렸다.

 

사람이 아무런 격식없이 타고난 본성의 즐거움을 누린다면


참으로 자유롭고 행복한 삶이 아닌가?

 

소매에 덧댄 천 한가닥은 땅으로 한 가닥은 하늘로 향하며


날아갈듯 흥겨운 저 발의 흥에 내 어깨마저 들썩거리며


신명이 나는구나        .얼-쑤

 

 

 畵題는  '싸움'이다.

 

순간적으로 번뜩이는  싸움이라는 영감에서 힌트을 얻고


발전시켜 구체적인 영상을 떠올리고


그것을 조형적으로 정리하여 귀결에 이른다고 한다.

 

선생 스스로 心想 예술이라고 하며

자신의 예술의 지향이라고 했단다.

 

 

거인 운보선생의 삶에서 배우고

그림을 통해서 모르던 것을 배우고 아름다움을 느끼고

그럼으로써 내 눈이 더욱 그윽해지고

내 마음은 더욱 깊어지고

내 삶이 아름답게 윤이 났으면.......

 

'사랑방 담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창나들이  (0) 2013.07.07
소유하지 않는 사랑  (0) 2013.06.17
시냇가에서  (0) 2013.05.14
잔디밭의 사색  (0) 2013.05.01
평범한 일상에서 구하는 삶의 즐거움  (0) 2013.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