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밭에 진풍경이 펼쳐진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하던 대나무 등줄기가 하얀 눈을 덮어 쓴 채 부복하고 있다 물기를 잔뜩 머금은 눈뭉치가 정수리에 쌓이며 목을 가누지 못하고 한 쪽으로 기울자 차츰 어깨와 허리가 감당을 하지 못하더니 기어코 바닥에 이마를 맞대고 있다
허허 이런 장관이 있나!
세배를 하는 것인가?
아니면 간 밤의 폭설에 상한 자존심을 하소연하는 것인가?
아침에 일어나 우듬지 머리채에 쌓인 눈을 털고 어깨와 허리춤을 툭툭 털어준다
우두둑 뭉친 습설이 낙하하며 무게를 털어내자 밤새 억눌려있던 허리를 곧추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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