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년 동안 토란을 심었던 열 평 남짓한 밭을 정원으로 개조한다 작년부터 시작한 일인데 이제 얼개는 완성된 셈이다
토란밭에 물을 듬뿍 주며 무성한 초록 잎에 물방울들이 구르는 낭만적 풍경이며 줄기를 껍질 벗겨 말리는 독특한 서정이 싫어서가 아니라 색다른 발상으로 전환한다
늘 동일한 패턴을 반복하는 삶에서 작은 차이를 만들어 보는 창의적이고 실천적 행위인 것이다
최대한 스스로의 힘으로 가급적 비용을 들이지 않고 자연스럽고 소박한 사색의 쉼터요, 즐거운 노동의 체험장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아무 소득이 없는 꽃밭으로 전용했으니 농부들이 보면 아까운 농토를 버린 괜한 짓을 했다고 손가락질을 받을 수도 있겠다
거참 희한한 사람이로군 밭에다 농작물을 심어야지 쓸데없이 나무를 심고 꽃을 심다니......
밭 만들려고 쓸모없는 막돌을 도로 끌어들이고 개비온이라던가 철망에 돌을 담아 울타리를 만들고 미련스럽게 큰 돌을 수레에 실어 화단을 꾸민다고 저 난리통이니 이해가 안되는군
내 안에 사는 타자들의 힐난이 무의식에 배어나온다
고정 관념 즉 팔루스의 권력에 균열을 내는 행동을 하는 당돌한 짓이다
땅 주인이 심사숙고해서 하는 일이니 괜한 참견하지 말라고 일침을 놓을 것이다,
실제로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두고 이러는 걸 보면 내 안에 여러 타자들이 살고 있다는 반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