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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산중의 시월 하순

뜰을 서성이던 밤 바람이 옷깃을 파고든다.

어두운 하늘에는 작은 별들이 따스함이 배인 지붕 위를 내려다 본다.

낙엽이 바르르 떨며 이리저리 몰려 다니다 한 모퉁이 구석진 곳에서 머무른다.

 

 

 

 

 

올해는 여름철부터 국화 삽목을 해서 포기수를 많이 늘려

조경석 틈이며 입구 화단에 옮겨 심으며 가을을 기다려왔다.

 

그 많던 꽃들이 대부분 지고 겨울채비에 드는데

늦은 가을을 찬미할 국화 무리들이 이제 우리 차례라며

국향이 그윽한 노오란 국화의 향연이 펼쳐진다.

 

 

 

 

 

 

국화는 의(義)를 지키고 뜻을 굽히지 않는 선비와 문인의 심벌이다.

또 고고한 기품과 절개를 지키는 군자에 비유되기도 한다.

국화는 이슬이나 밤서리를 견디며 피어난 꽃으로서 예찬된다.

그래서 예부터 국화를 오상고절(傲霜高節)이라 칭하며

매화, 난초, 대나무와 함께 사군자의 하나로서 귀중하게 대접했다.

 

조선 후기 문신 이정보는 해동가요에서

‘국화야 너는 어이 삼월동풍 다 보내고/낙목한천에 네 홀로 피었는고 /

아마도 오상고절은 너뿐인가 하노라’고 노래했다.

 

 

 

 

 

국화가 왜 이렇게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가?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꽃의 모양이나 색깔, 향기만으로 보면

국화는 미인의 축에 들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우리 선인들은 꽃의 기품으로 가치를 논했으니

이슬이나 밤 서리를 견디고서 그 향기를 잃지 않은

마치 선비의 지조를 간직한 꽃이라고 하여 군자라 칭한

그들의 안목에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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