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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무주 반딧불 축제

 

 

무주의 반딧불 축제에 다녀온다.

축제를 기획하고 연출한 무주군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2년 연속 우수 축제로 상을 받았으니 수긍이 가고도 남는다.

 

대부분의 축제가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것인데

발상의 전환이 얼마나 멋진가?

함평의 나비축제와 무주의 반딧불 축제는 곤충이 중심이 되고

전하는 메시지가 확고하며 시대 정신에 부합된다.

 

 

작은 벌레, 그러나 스스로 빛을 발하는 독특한 벌레

차츰 멸종해가는 벌레를 축제의 중심에 둔다는 이 발상은

해놓고 보면 쉬운 것 같지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더구나 많은 예산을 투입한 공적 프로젝트로서  큰 부담을 지고서.....

 

 

 

 

또한 얼마나 영민한 발상인가?

환경 파괴의 지표가 되는 반딧불이를 아이콘으로 내세워

청정한 무주의 이미지를 살려 무주인들의 자긍심을 북돋우고

지방의 소득 증대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으니......

 

 

축제장의 입구에 새워진 반딧불이를 형상화한 조형물

양 옆에는 솟대가 세워지고 중앙에는 푸른 소나무 세 그루가

가장 심플하게 행사의 이미지를 상징하며

자연과 인공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한산한 벤치에서 오래도록 앉아 여유를 즐긴다.

평일 낮이고 인구가 작은 무주군이라 방문객이 많지않다.

동행이 있으면 시끌벅적 놀기는 좋지만

블로거(blogger)로서의 사색과 내면화의 여유가 없어 혼자 오길 잘했다.

동행과 발을 맞추어 걷지 않아도 되고

예쁜 꽃 앞에서 코를 킁킁대며 눈을 맞출 시간도 넉넉하고

화가의 그림 앞에서 머무를 시간도 넉넉하다.

 

 

 

 

 

 

 

 

수많은 인파가 마치 파도처럼 출렁거리며

흥청망청 거리는 것이 축제가 아니던가?

뭐니뭐니해도 축제에는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는

인센티브가 있어야 할 것이다.

 

볼거리 먹거리는 기본이다.

예쁘고 화려한 수많은 꽃들이 군중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다양한 향토 음식들이며 외국 음식들이 군중들의 입맛을 유혹한다.

 

 

 

 

 

 

성공적인 축제는 구경만 하다가는 것이 아니라

다 함께 참여하는 민주적 원리가 바탕에 있어야 하는 것이리라.

 

남녀노소의 지역 주민들이 다양한 형태로 축제에 참가하도록

유도하고 지원해서 즐거움을 맛보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합창, 연극, 전시회, 품평회, 민속놀이,자원봉사 등으로......... 

 

 

 

 

 

 

축제의 품격을 한층 높이는

자랑스러운 무주의 예술인

김환태 문학관과 최북의 미술관에서 한참 머무른다.

 

선인들의 예술에 대한 치열하고도 아름다운 삶의 흔적을 돌아보며

문화와 예술이 내 삶을 얼마나 풍요롭고 아름답게 하는지를

오래오래 생각하며 본을 받을 것이다.

 

 

 

 

 

 

 

 

 

 

 

지방자치제는 아직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들을 안고 있지만

내 고장에 대한 향토애와 참여 의식을 높이기 위해

경쟁적으로 다양하고 독특한 자치단체의 축제를 열고 있다.

 

그러나 빈약한 예산으로 졸속에 그치는 축제 또한 적지 않아

고장의 특색이 없이 어디가도 볼 수 있는 싸구려 시장 형태로

 전락해서는 안 될 일이다.

 

 

 

 

 

가급적이면

고장의 정체성을 살리는 독특한 주제를 가지는

개성이 넘치는 축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진다.

반딧불 축제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