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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보름달과 반딧불이와 풀벌레의 향연

 

 

 

 

 

추석날 밤 인근의 농로를 걸으며 달빛에 젖는다.

내 마음의 호수에 일렁이는 감흥이 솟구쳐 오른다.

언뜻 정읍사 한 구절이 떠올라 읊어본다.

 

달하 노피금 도다샤 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흐 다롱디리)

 

 

 

 

물가의 玩月樓완월루 높은 누각에 올라

남보다 먼저 달을 맞으려 애쓰지 않아도,

東山의 장막 위로 한 송이 꽃처럼 피어 오른다.

(어긔야 어강됴리 아흐 다롱디리)

 

오늘따라 유난히도 많은 반딧불이가

달빛 퍼지는 들판을 遊泳유영한다.

빛의 향연에 초대된 풀벌레들은 축제의 악사들이다.

(어긔야 어강됴리 아흐 다롱디리)

 

 

천지인이 온전한 하나가 되어 손을 잡는다. 

(어긔야 어강됴리 아흐 다롱디리)

 

 

 

내 마음 한 구석에서 노랫 가락이 들려온다.

여인네들이 손에 손을 잡고 둥그렇게 돌아가며

집단무를 펼치는 장면이 눈에 선하다.

 

 

 

 

강강수월래, 강강수월래를 되뇌이다

필을 든다. 며칠이 걸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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