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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바위야 놀자(2) - 지렛대질

 

어제 오전에는 내 딴에는 일을 열심히 했는데 과연 쓸모가 있는 일인지는 잘 모를 일이다.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일이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쓸데없는 짓이기도 하고 일을 잘 해야겠다는 목표 의식도 없다.

무용지용(無用之用)이 딱 맞는 말이다.

 

 

 

 

지렛대 하나만을 사용해서 개인의 힘의 한계를 시험한다.

이건 순전히 즐거운 놀이요, 게임이다.

땅 속에 박히거나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무거운 바위 몇 개를

들어 올려서 몇 미터씩 이동을 시키는 일이다.

무질서하게 방치된 바위들을 질서있게 배치하는 일이다.

바위 앞에 받침돌을 놓고 지렛대 끝으로 움직이면 수백 Kg의 중량도 움직여진다.

 

그런데 들어 올린 상태에서 바위 밑에 돌을 집어넣어야

측면 이동이나 뒤집기가 용이한데 도와주는 사람이 없으니 난감하다.

레버리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끝을 오무린 긴 쇠파이프를 이용하는데

지렛대를 누른 상태에서 발로 돌을 밀어넣으려 해보지만 거리가 멀다.

 

이럴 때 지나가는 친구 하나만 있으면 좋으련만......

아니야. 그러면 재미가 반감되지.

도와주는 이가 없어야 성취감도 높다고. .

 

 

 

 

끊임없는 시행 착오를 반복한다. 쉽게 되는 일이라면 도전할 가치가 없는 것이니까.

시행착오는 실수가 아니라 성공으로 가기 위한 험난한 과정상의 오류다.

능률에 너무 연연하지 말자고 스스로에게 격려하면서 도전을 즐긴다.

 

 

잘 안된다고 실망하거나 짜증을 내는 것도 능률이나 효과를 높이려는 욕심인 것이다.

능률은 시간당 일의 효과를 극대화 하려는 것이지. 그러면 서두르게 된다고. 더 빨리 잘 하려고.....

그러면 놀이가 아니라 마지못해서 하는, 하기 싫은 일이 되어버리는 것이지.

안돼. 안돼. 그러면 안돼 안돼 (노래 한가락을 흥얼거린다)

 

 

 

 

 

 

노동에서의 소외 문제도 이런 일에서부터 생기는 것이 아니겠어?

어떨 때는 일부러 능률을 낮추는 방식을 택한다.

한꺼번에 삽과 지렛대를 동시에 들고 오면 되는 일을 일부러 한 개씩 따로 가져오며 시간을 낭비한다.

하핫. 자유 노동자의 권리다. 나는 그래서 이 일이 즐거운 것이다.

 

이 일은 누구와 경쟁하는 일이 아니다.

싫으면 언제나 그만 두면 되지만 갈수록 재미가 생기고 몰입 상태에 이르게 된다.

 

천신만고 끝에 바위들에 원하는 위치에 옮겨지고 반듯한 면을 정면이나 위로 배치한다.

그래야 사람들에게 시각적으로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오늘도 쓸데없는 짓을 많이 하고 그것도 자랑인 것처럼 늘어놓는 내가 웃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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