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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블라인드를 올리며

 

오늘도 책상 앞에 앉아 남쪽으로 난 창문의 블라인드를 올린다.

엊그제도 어제도 그랬던 것이지만

오늘은 색다른 생각으로 천천히 블라인드를 올린다.

익숙한 일상에서 낯설게 대하며 느닷없는 생각을 한다.

 

 

 

 

      과연 계절의 여왕이란 호칭을 받을만한 5월의 산야는 싱그럽다.

하루가 다르게 연둣빛이 짙어지는 밤나무 잎이 미풍에 흔들린다.

노오란 꽃을 무수히도 매달았던 개나리는 꽃을 떨구고도 굳세다.

 

군데군데 바위 틈 사에에 뿌리를 내린 연산홍이 화려한 청춘을 구가(謳歌)한다.

저 꿀이 흐르는 꽃의 품에서 벌들이 저고리 섶을 젖히며 양식을 얻어갈 것이다.

 

 

 

 

      창을 열면 저 너머에는 늘 보아오던 풍경이 아니라

마치 낯선 곳에서 처음으로 접하는 풍경처럼 접하고 싶은 것이다.

오랫동안 기다리던 공연의 객석에서 무대가 걷히는 두근거리는 설레임으로.....

오늘이 이 세상의 마지막 날이라면 이 풍경은 얼마나 사무치는 아름다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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