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흘 전에 우리 집을 찾은 친구 부부는 으아리 개화 소식을 전했다.
드디어 우리 집에도 으아리가 오늘 처음으로 꽃의 문을 연다.
처음으로 눈을 뜬 꽃을 내가 제일 먼저 반긴다.
꽃망울을 맺을 때부터 기다리던 그 순간이
오늘 이 순간이다.
찬바람 매서운 겨울의 언 땅에서도 잊지 못하고
어린 순의 길을 잡아주고 목을 추겨주며
언제일까 그 날이 언제일까 기다리던 일이
내가 저 꽃과의 참다운 만남을 가능케 하는 것이리라.
으아리꽃에 내 마음을 담으면
소박하지만 진실한 내 마음이 열린다.
5월의 신부 같은 꽃
연미색 웨딩드레스를 입은 으아리꽃이다.
보잘 것 없는 가느다란 줄기에서 저렇게 큰 미소를 피우는
자연의 신비는 우리를 경탄케 한다.
작년에는 으아리에 엉기성기 엮은 지주를 만들어 주었었는데
올해는 큰 맘 먹고 으아리가 활개를 치도록
신명을 다해 개화하도록 고속도로를 만들어 준다.
1.5m 높이, 길이 2m의 철망 울타리 8개를 만들었다.
이 펜스는 으아리나 얼음 덩굴이 신나게 뻗어나가
춤추고 노래하는 향연장이고 무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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