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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이 관솔 모양이 어때?

 

이 관솔 모양이 어때?”

으응. 좋아 좋아!”

 

다섯 살이나 나이가 많은 초등학교 동기생인 친구가 산중에서 찍은 관솔 사진 화면과 함께 보내온 메시지에

내가 응답한 메시지다.

 

친구는 심산유곡에서 채취한 다래나무 유연한 가지를 꽃꽂이하는 가게에 납품하는 자유업을 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배운 일이라 산에서 누구의 간섭 받지 않고 하는 일을 가장 좋아한단다.

내가 나무라면 환장을 하는 사람인 줄 잘 알기에 관솔을 보면 차에 싣고 와서 우리 집 마당에 내려놓고 가곤 한다.

그러면 나는 곧잘 친구에게(지금은 형이라고 호칭하는) 술을 곁들여서 밥을 사곤 한다.

 

친구가 그 관솔을 이른 아침에 마당에 내려 두고 일 욕심에 만나지도 않고 산으로 갔다.

모양이 좋고 크지는 않지만 들어보니 묵직묵직한 것이 관솔이 꽉 차 있다.

조그마하게 잘라서 소품을 만들면 충분히 쓸 가치가 있다.

어떤 재료라도 안목이 넓으면 사용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고

게다가  경기도에서 여기가지 싣고 온 정성에 감읍할 정도다.

 

이삼일 후 쯤 친구가 다래나무 가지를 타이탄 트럭에 한 차 싣고 올라가는 길에

“성!(형) 이번에 장가간 아들에게 이거 선물로 줘라.”

저번에 만들어 둔 관솔에 대나무 새 세 마리가 앉은 솟대를 차에 실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