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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태양과 나무에 관한 사유

  

해가 뜨는 모습과 나무가 하늘로 향하는 운동은 그 방향이 같다.

바빌로니아에서는 태양신을 마르도크라 했는데 이는 나무의 신이라는 뜻이다.

 

나무를 태양신의 상징으로 믿었던 이유는

나무가 아래에서 위로 치솟는 운동을 하는 이유도 있지만

그보다 더욱 믿음이 가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바로 나무가 위로 치솟다가 일정한 위치에서 매듭처럼 사방으로 가지가 뻗어나감으로써

 태양광선이 사방으로 확산되는 모양과 비슷하다는 점이다.

 

 

 

 

 

 

 

태양과 나무의 확산성!

하나의 태양이 떠오르자 그 광선은 온 땅을 고루 비추기 위해

사방으로 발산하여 동식물의 생명을 유지하게 하니 곱셈의 명수가 아닌가?

 

작은 씨앗 한 톨이 자라서 많은 가지를 자라게 하고 그 가지마다 여문 씨앗들이 번식을 하니

개체의 수가 늘어나니 이는 마치 곱셈의 명수들이 아닌가?

 

 

 

 

! 나무에게는 태양과 같은 원리가 숨겨져 있으니

예부터 나무를 해가 뜨는 동쪽으로 상징한 것이 아니랴!

그러니 우리 조상들이 나무를 숭상한 것은 이런 연유에서였다.

유서 깊은 마을의 고갯 마루나 복판에 자리잡은 당목 혹은 성황신목에는

우주적인 이치가 담겨 있다.

 

 

 

 

 

 

당목은 신성한 나무였으므로 때로는 오색천을 걸어놓고 제사를 지냈다.

우주적 이치나 법칙 앞에서 겸허한 마음으로 감사하며

태평성대와 척사를 기원했던 그 대상이 되었다.

 

 

서양인들은 크리스마스에 트리를 만들어 여러 장식들을 달았다.

성황당에도 장식들이 달렸으니

우주 자연의 이치를 상징하는 오행을 색깔별로 상징화한 오색천이 달렸다.

금기줄이 쳐지고 솟대가 서고 장승을 세우기도 했다.

성황당을 단순히 미신으로 바라보는 것은 사고의 편협함과 천박함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기원전 2333년에 시조인 단군 왕검께서 나신 곳도 신단수(神檀樹)라는 나무다.

신단수는 박달나무라고도 하는데 이는 말 그대로 <밝다>라는 뜻이고 밝은 태양을 상징하는 것이다.

 

 

강릉 단오제에도 반드시 등장하는 것이 신목이다.

무당이 대관령 산신당에 올라가 성황목에서 가지 하나를 꺾어

그 가지에 오색천을 걸고 마을의 젯터로 내려온다.

커다란 성황목의 가지 하나는 가장 밝은 신의 한 분신을 가리키는 것이다.

 

 

예전에 출산한 가정에서는 집의 대문에 솔가지를 걸어 두었다.

이런 풍습은 나무가 태양처럼 <밝은 것>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예수가 탄생한 크리스마스에 트리를 장식하여 기념하는 것이 기독교의 전통이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