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란의 바람이 관통하는 시원한 대청 마루에 친구 셋이 나란히 앉아서 이야기꽃을 피운다.
볕에 바랜 대청마루 바닥이 반질반질하고 시원하여 고택에 머무는 즐거움을 잠시나마 누린다.
빨간셔츠를 입은 이가 이 고택의 주인장, 임영우고 그 옆은 중산리에서 나고 자란 영우의 죽마고우 김계근이다.
중산의 친구들은 자기들끼리 모임을 수십년을 지속할 정도로 끈끈한 우정이 있다.
친구가 왔다고 과일을 한 상자 들고 방문한 친구 계근은 항상 웃음띤 얼굴로 정이 넘친다.
이 집의 내력과 옛 이야기들로 모처럼 담소하며 즐거워한다.
孝婦淑夫人李氏實績碑(효부 숙부인 이씨 실적비)
숙부인의 손자가 친구다.
효부의 손자의 미소가 어린이처럼 천진스럽다.
친구의 선친인 임종호 선생님이 젊은 시절에 쓴 글씨란다.
한창의 시절이라 글씨가 호방하고 힘이 넘친다고......
친구의 직계 조상인 임수현 어른이 풍류를 즐기던 곳에
'관석'이라 명하고 후손이 글씨를 새겨 조상을 흠모하니 이 얼마나 멋이 있는가!
先塋在上(선영재상)
永世不忘(영세불망)
林鴻鍾(임홍종)
諧鍾(해종)
應鍾(응종)
戊申 十月 日(무신 10월 일)
친구의 조부는 임기억님이시고 증조부는 임형혁님이란다.
증조부님께서 이 집과 정자와 서당과 재실을 모두 지은 분이시란다.
雲岡齋實記(운강재실기)는 ‘歲辛未暮春之上巳(세신미모춘지상사)’에 ‘不肖孫(불초손) 馨爀(형혁) 謹識(근지)’로 되어 있다.
上樑文(상량문)은 ‘甲午春三月上澣(갑오춘삼월상한)’에 ‘沙梁(사량) 崔薰敎(최훈교) 謹撰(근찬)’으로,
‘牙城(아성) 李丙奎(이병규) 謹書(근서)’로 되어 있다.
친구의 증조부(형혁)가 직접 지은 사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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