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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수영장에서 - 동심으로 돌아가다

 

나는 어린 시절에는 농산리 (용수막) 앞 시냇가인 장뜰과 기연들에서 목욕을 했었다.

큰 바위 아래 한 길 남짓한 소가 있고 비가 내린 후에는 적당하게 물살이 있어 재미가 있었다.

 

실컷 놀다가 입술이 새파래지면 볕에 달구어진 바위에 몸을 밀착시켜 몸을 데우곤 했다.

쑥을 말려서 찧은 후 귀에다 넣고 높은 바위에서 뛰어 내리며 사내의 용기를 배우던 곳이다.

 

 

 

 

옛 마을에서 2Km 상류지점인 우리 마을 앞을 흐르는 하천은 맑고 급류가 많다.

곳곳에 소()가 있고 물의 흐름이 변화무쌍하다.

거대한 화강암 너럭바위와 기묘한 형상을 한 바위들이 도처에 널려 있어

자연이 빚어내는 아름다운 풍광에 연신 감탄을 연발하게 된다.

 

 

 

 

이 중에도 내가 스노클링을 하는 곳이 있다.

예전에 보를 만들어 놓은 곳인데 넓고 깊이도 적당하다.

그러나 한 길이 넘는 깊이가 곳곳에 있어서 초보자들에게는 위험하다.

 

한가한 마을에다 도로변에서 보이지 않는 곳이라

예순이 넘은 내가 타이트한 검정색 수영복을 입고

수달처럼 물밑을 누비며 활개를 쳐도 입에 오르내릴 일도 없어 좋다.

스노클링을 마치면 병풍 같은 바위가 있어 속옷을 갈아입는데도 안성맞춤이다.

 

물에서 오래 있다 보면 한기로 오들오들 떨 때 구들장보다 뜨겁게 달구어진 매끈한 바위가 있어

등짝이나 배를 돌려가며 누워서 몸을 말리면 찜질방과 같다.

 

 

 

 

오늘 오전은 면사무소에 가서 운동을 하고 집에 와서 물국수를 삶아 먹은 후 물가로 간다.

 

죽마고우와 함께 하는 수영장은 늘상 우리 둘의 전용과 마찬가지다.

나는 물 밑을 친구는 물 위를 즐겨 수영한다.

어린 시절이나 지금이나 친구와 함께 수영을 하면

순수한 동심으로 되돌아가게 되고 즐거움이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