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상면 자치위원장으로부터 전화가 온다.
북상면의 가가호호마다 감국 10포기를 나누어 주었는데 받았느냐고/
아직 못받았다고 하니까/그러면 두 판을 가져가라고/
집집마다 국화를 키우고 나중에는 국화차를 만들어 마실 수 있도록
나누어 준다니 멋진 생각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잘하면 북상의 상징적 이미지로 만들 수도 있는 사업이란다.
온 마을 도처마다 노오란 감국이 피는 마을이 되기를 바란다.
북상면자치위원회는 가로수를 위원들이 손수 심어서 가꾸는
애향심이 가득한 자생 단체다.
어린 모종이지만 실해 보인다.
아직도 남은 빈 공간에 여기저기 심는다.
어젯밤에 다녀간 소나기로 땅이 촉촉하게 젖어서 안성맞춤이다.
실비가 내리는 날 호미를 들고 모종을 옮겨 심는 내 모습이 한 폭의 수채화다.
또 꿈꿀 일이 생겨 기쁘다.
이 감국이 자라서 무수히 꽃망울을 터뜨리는 장면을 상상하며
감국 향기가 바람결에 흩날리는 뜰의 낭만을 생각하며
작은 노란 꽃망울들이 서리를 견디는 꿋꿋한 기상을 생각하며
한 포기 한 포기 정성껏 심는다.
나중에 많은 분들이 와서 꽃망울들을 소쿠리에 한가득 담아가서
차를 끓이는 장면이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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