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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산의 눈꺼풀 같은 돌 틈지기에서 발원하여

콧잔등을 타고 내리며 실핏줄 엉켜 모인 물 한줄기

실개천이 시내가 되더니 이윽고 강으로 자라난다.

그래서 강은 쉽게 떠나지 못하고 산 허리춤을 구비 구비 돌아간다.

 

 

 

 

 

여울의 수런거림에도 유장한 대하의 침묵에도

장엄한 법이 도도하게 흐른다.

오로지 낮은 땅을 향하여 엎드리고 숙이고 스며든다.

그 법에 모난 돌멩이는 깎이고 골짜기는 메워지고.........

 

 

 

 

강은 목마른 곳을 향해 쉬지 않고 달린다.

갈증에 신음하는 바위의 발바닥을 적시고

마른 하늘을 날던 새들의 목을 추기고

대지에 가슴을 열고 젖을 물리며 생명의 강은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