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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즐거움

밖에서

 

어릴  때 선친에게서 들은 이야기 한 토막이다

인근에 종가가 있는 초계정씨 문중의 소년 정희랑이 어려서 조부를 따라 궁궐에 갔는데

" 할아버지 ! 이 집 우리 집 했으면 좋겠어요  "라고 하여 역모의 싹이 보였다는 후문이 있었다고 한다

또 한 번은 어린 나이에 잘못을 저질러서 집 밖으로 쫓아낸 적이 있었는데 문을 열어주지 않자

"흥! 그러면 집 밖의 것은 모두 내 것이다"라고 했단다

나이를 뛰어넘는호방함과 호연지기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어른이라고 해도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기가 쉽지 않다

일상이라는 관성적 타성에 이끌리기 쉬운 까닭이다

어떤 계기에 의해 밖에 나오는 수가 있다 여행도 그런 경우다

 

밖에 나가는 것은 안을 본다는 것은 대대관계다

먼저 물리적으로 일정학 거리를 두고 관찰하면 집이라는 건물의 전체 윤곽을 볼 수 있고 다를 환경과의 배치나 어울림까지도 볼 수 있다

 

그리고 밖에 나간다는 것은 자아의  틀에서 벗어나 타자의 관점에 서 보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자아의 벽에 닫혀있는 편협함이나 이기적 속성을 극복하는 것이다

 

또한 밖에서 보려면 현실과 시공의 이격을 유지해 보는 것이다 그것은 현실을 절대시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당연시 하는 지금의 관습과 제도도 변화하기 마련이다

때로는 과거나 미래의 시각이나 관점으로 확장해 사유해보아야 한다

그리고 여기, 이 곳이라는 조건에서 벗어나 저기, 저 곳이라는 조건까지도 포함해서 사유해야 한다

 

여름 여행을 하다 보니 커피집에 자주 들러게 된다 여행자에게 자유롭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낯선 거리, 낯선 음악을 들으며 문득 내가 바깥에 있다는 생각의 꼬리 하나를 붙들고 있다보니 두어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점심 때가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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