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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즐거움

일본 여행 6 <후시오카쿠(불사왕각)온천, 오사카성>

 

여행 사흘째 -

이제 후시오카쿠(불사왕각) 온천으로 이동한다. 일본은 대중교통 수단이 너무 편리하게 잘 갖추어져 있어서

굳이 승용차를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그래서 길거리는 우리와 비교하면 한산한 편이다.

 

사흘 째 숙박은 은근하게 기대가되는 전통 온천이다. 다다미방에 노천탕까지 딸린 숙소, 일본의 전통요리가 나오고

그래서 1인당 비용도 1박2식으로 한화 18만원 정도된다고 한다. 

 

잘 정돈된 다다미방에 손님들이 이용할 수 있게 차 세트와 기모노, 몇가지 용품들이 치밀하게 준비되어 있다.

대욕탕과 노천탕을 쾌적하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서 아늑하다.

건물 바깥에 마련된 노천탕. 이 겨울에도 매화꽃이 피었다.

 

 

 

 

 

밤에 도착한 온천탕........

여기는 한적한 시골이라 불빛이 희미하다

 

 

일본의 정식 요리로 유격 훈련 같은 자유 여행의 고단함과 피로를 푼다.

 

 

세월이 지나서 이 여행의 기억이 가물거릴 때

놀랍게도 우리 어디에 그런 저장소가 있는지 몰라도

그 맛과 향을 잊지못하리라.

 

 

 

음식마다 일본의 고유한 식재료와 은은하고 깊은 맛을 즐기며..........

그리고 그들의 친절하고 정성이 담긴 음식을 통해 일본을 기억할 것이다.

 

 

 

 

 

떠나는 여행객들에게 현수막을 내걸고 환송 인사를하는 일본인들!

'그저 상술이려니.'하는 인식은 천박한 문화에서 쓰는 말이다.

 

 

 

 

자! 여행의 나흘 째, 이제 여행의 막바지 코스로 이동한다.  

전철역에서 내리자 한 눈에 들어오는 우뚝 솟은 화려한 건물. 

위에서 도도하게 내려다 보니 고개를 쳐들고 바라볼 밖에.........

천하통일을 이룩한 도요토미 히데요시 최고 권력자의 권위가 위풍당당하다.

천하통일을 이룩한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화려함에 입이 벌어진다.

 

일본3대성(나고야성.구마모토성,오사카성)중의 하나인 오사카성
1583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수운이 편리한 우에마치 대지에 천하 쟁탈의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축성한 성------

 

2년 후에 5층 8단으로 검은 옻칠을 한 판자와 금박 기와, 금 장식을 붙인 호화로운 망루형 천수각을 완성했다고 한다.

그러나 1615년 에도 바쿠후가 도요토미를 쓰러뜨리기 위해 벌인 전쟁에서 도요토미의 오사카성은 천수각과 함께 불타버린다.

그후 도쿠가와 히데타다는 정권이 교체된 것을 천하에 알리기 위해 도요토미의 오사카성 영역에 석벽을 다시 쌓아올려 성을 새롭게 구축한다. 이에 도요토미의 천수각보다 더 큰 규모로 1626년 도쿠가와의 오사카성 천수각이 완성되었다. 그러나 이 천수각도 1665년에 소실된다. 이후 세번 째 천수각은 1931년에 도요토미가 축성한 오사카성의 천수각을 본떠 도쿠가와의 오사카성 천수대 위에 세워졌다고 한다.

 

아! 되돌아보는 오사카성, 천수각은 파란만장하다

 

천하통일의 위대한 영광을 드러내며

부귀 영화와 권력의 당당함이 엿보이는 천수각!

 

 

 

성 위에서 침입자를 살피는 망루다.

성은 인공으로 판 해자(수로)에 둘러 쌓여 있어서

적군의 침입을 쉽게 관측될 것이다. 일본의 성은 이런 형태가 일반적이라고 한다.

과연 이런 적의 진지에 어떻게 근접하고 성을 올라가서 점령을 할 수 있을까?

어느 새 당시의 시점으로 돌아가 내가 이 성을 함락하러 온 장수의 입장으로 생각해 보지만

 

성 앞에서 무기력해질 수 밖에 .............

그렇다고 이 성이 무너지지 않은 것도 아니니

아! 알 수 없는 역사........... 

 

 

 

 

정원에서 바라보는 망루

 

이 길에서 체육 활동으로 달리기를 하는 일본 학생들을 촬영했는데 사진이 없어 아쉽다.

이 차가운 겨울에 중학생으로 보이는 남녀 학생들은 반바지 차림으로 너무도 진지한 표정으로

마라톤을 하고 있었다. 놀랍다.

그들의 이런 교육 시스템을 우리도 도입해야한다고 허풍선생이 역설한다.

 

학생 인권 지상주의를 부르짖는 우리의 현실에서는 암담한 일이다.

고교 윤리 시간에 "자유란 방임없는 상태가아니라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적극적인 힘이다."라던

젊은 시절의 내 외침이 언뜻 생각이 나서 쓸쓸하게 웃는다.    

 

 

 

 

 

 

 

 

 

니시노마루 정원의 깔끔한 모습

 

 

 

권력자의 야망은 좁은 섬 안에만 머무르지 않았으니.........

천수각에서 토요토미 히데요시는 통일의 달콤한 맛에 취해 있지 않고

대륙으로 진출하는 야욕에 불탔으니

아! 조선이여! 조선이여!

미명에서 깨어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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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시오카쿠에서 캐리어를 끌고 오사카 성으로........

나흘 간의 유격 훈련에도 즐거운 표정이 ......... 

 

 

오사카성의 석축을 바라보며 담장의 미학을 찾아낸다.

바깥으로 매끈한 면을 드러낸 제각각의 모양을 한 돌들이

서로 어깨와 이마를 맞대고 밀착하여 빈 틈이 보이지 않는다.

예술이고 기술의 극치 아닌가? 엉성하게나마 돌담을 쌓아본 경험이 있는 나인지라

이런 것을 보면 운치를 맛보니 경험이야말로 우리의 스승이다. 

 

 

성곽의 석축을 쌓은 방식을 골똘히 바라본다.

밑이 넓은  사다리꼴로 샇아서 누가 보아도 성곽은 안정감이 있고 실제로 철옹성과 같은 견고함이 한 눈에 들어온다.

면이 서로 만나는 가장자리의 돌들을 보면 직육면체로 가공한 돌을 사용했다.

그리고 그 돌은 수평으로 놓여지지 않고 안쪽으로 경사지게 배치하여 견고함을 가중 시키고 있다.

획일적인 규격의 콘크리트 벽돌로 쌓은 담장은 어떤 외부의 충격에 의해 균열이 생기면

서로 지지하는 힘이 약해서 쉽게 붕괴되지만

이런 규격이 다른 다면체의 재료로 축성하였으니..........

그 기술과 공력과 투입된 예산이 오죽하였으리오.  

지방의 권력자들에게 부과된 부역과 예산의 부담을 얼핏 생각한다.

 

오사카성은 2중3중으로 철통 같은 경비를 하고 있다.

가장 중심 건물인 천수각을 방어하기 위해 해자도 이중으로 설치되어 있다.

성은 이제 더 이상 치열하지 않다.

긴장을 풀고 졸리운 눈으로 여행객들의 아늑한 휴식처가 되어주고

일본의 격랑기의 한 역사의 생생한 증거물이 된다.

  

 

 

 

성을 지키는파수꾼처럼......

몸을 구부리고 무기를 걸칠 수 있게 홈이 파여져 있다.

 

성에서

내려다 보는 해자 -

저마다 무얼 생각할까?

 

 

나는 지금 400년의 과거로 돌아가 오사카성의 한 병사가 된다.

주군의 명을 따라 살고죽는 사무라이가 되어 이 성과 운명을 함께 할 각오를 갖는다.

이런 자유로운 발상과 상상력을 동원하는 여행은 살아있는 여행이다.

 

 

오사카성을 바라보며 만감에 젖어든다.

일본으로부터 참으로 오랜 세월동안 침략과 수탈의 역사에서

수많은 조상들이 생명을 잃고 수탈을 당하며

우리의 정체성마저 왜곡 당하던 아픔을 생각한다.

그리고 새로운 시대를 향해 한일간의 새로운 관계 정립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생각하며 여행을 마무리한다. 

일본에서의 마지막 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