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반탈 작업에서 오늘은 턱을 맞추는 일을 한다
실제로 쓰는 탈이 아니라
느티나무가 폭이 7 cm에 50cm 35cm 사이즈라 크고 무겁다
적당한 사이즈의 나무를 찾아 자귀로 모양을 만들어간다
나무 살을 찍어내는 무한히 반복하는 단순작업을 한참 하다보면 내 안에 도사님 한 분이 넌지시 나타난다
도사님이 재치있는 말로 농담을 한다
"청곡 ! 너는 부자되기는 글렀구나
자귀로 찍어내기만 하니 그래서 남는 게 뭐 있겠나?
미쟁이처럼 자꾸 바르고 붙여야 보자기 될텐데.....쯧쯧"
"크하하 도사님 말씀이 옳소이다
도는 채우는 일이 아니라 덜어내는 것이라는 말씀이 나무를 깍아내는 일과 비슷하오"
"끊임없이 자귀질을 하는 일이 마치 스님들이 면벽수행 하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요
정신을 집중하여 자귀질이라는 행위를 반복하다 보니 마음에 벽이 생겨나지 뭐요
마치 마음에 철옹성 같은 벽이 둘러 쌓여 온갖 세상의 시름이나 욕망의 사슬에서 해방되는 느낌이 오곤 한답니다"
"스승님 자귀질 할 때 어떤 비법이 있는지요?"
"왼손이 오른손에게 부탁을 하지
자귀를 내리칠 때 항상 일정한 궤적을 그리도록 힘을 일정하게 쓰라고.....
그리고 마음을 다잡아 정신을 집중하라고 하지 마음이 흩어지지 않게 긴장의 근을 팽팽히 유지하는 것이지
능률을 올리려고 한꺼번에 많은 힘을 쓰다보면 다치는 수가 있지
분심이나 사심이 생기지 않게 자신을 살피고 마음을 집중해야 한다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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