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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고장, 내 고향 거창

월성천 - 장군봉


창선 물나들이를 굽어보는 장군봉은 산의 능선 위로 우뚝 솟은 암봉이다

장군의 위용과 기세에 걸맞는 현지인들의 찬사를 받는데

크고 강한 것을 숭배하는 근원은 에니미즘이다

 

바위는 무겁고 강하고 단단하며 한결같은 존재의 정령이다

한 번 눌러 앉으면 천년을 요지부동하는 철석 그 자체다

오랜 세월의 침식에 흙이야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지만

암봉은 눈꼬리를 내리지 않는 자존의 상징이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그런 장군봉의 위엄에 균열이 생겨있다

견고하던 육중한 몸이 갈라지며 서서히 분리된다

 

계곡을 휘몰아치던 북풍한설에 바위의 신음이 섞여있었던 것을 ......

산의 허리춤이며 발치에 마구잡이로 흩어진 돌무덤들에 내 발걸음이 멎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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