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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고장, 내 고향 거창

월성천 - 신화로 회귀하며

 


 

장군봉 아래 서북쪽 벼랑은 경사가 급하고 높다

군데군데 돌무더기들이 어지러이 널려져 있다

 돌들은 다듬어지지 않은 채 귀가 날카롭다

마치 아래로 미끄럼을 타는듯 투신한듯 내리박히는 중이다

 

암석이 침식작용과 풍화작용을 통해 아래로 구르다가 부서지며

계류의 흐름에 휩쓸리며 자갈이 되고 모래가 된다는

기초적 지각변동의 원리를 몰라서가 아니다

 



나는 바위가 지닌 신비한 정령을 흠모하고 숭배하는 원시적 낭만인이다

나는 바위의 생채기와 주름살과 눈물과 비명소리를 듣는 주술사처럼 이 길을 걷는다

어떤 날은 금이 간 바위의 고통을 또 다른 날은 분열을 통한 변신의 희망을 사유한다

때로는 바위와 내가 하나인듯 둘인듯 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내가 걷는 길은 동일한 길이면서 늘 다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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