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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경계에서

사람들이 원단 일출에 눈을 떼지 못할 때

서산에 저물지 못하는 쪽달을 말없이 바라보는 사람이 있어요

 

사람들이 둘러앉아 왁자지끌할 때

슬며시 나가서 창문 밖에서 무성 영화를 보듯 안을 들여다 보는 사람이 있어요

 

복잡한 도심을 유유히 빠져나와

강 건너 둑에서 홀로 걷는 사람이 있어요

 

그래요 그 사람이 저랍니다

이 편과 저 편 사이에서

안온한 평화와 치열한 분쟁 사이에서

고뇌하는 사람이죠

 

늘 경계에 닿으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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