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는 살아있는 유기체에 기생하는 세균이다
한 개체 안에서 약탈을 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바이러스도 제 족속들은 널리 퍼뜨리기 위해 고도로 특화된 능력을 갖추고 있다
다른 개체로의 이동 능력인데 분비물이나 유기체간의 접촉이나 기침,호흡까지도 활용하는가 하면
개체에 달라붙을 수 있는 특수장치까지 갖춘 놀라운 능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바이러스가 활약하기 좋은 공간은 사람들이 붐비는 도시다
극장, 교회, 시장, 식당, 체육관, 학교 등을 바이러스도 좋아한다
하천변이나 뜰을 거닐기 좋아하는 나 같은 자연인을 바이러스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만나는 사람이래봤자 고작 산채길에서 어쩌다 마주치는 지인일 뿐이다
도심의 달콤한 유혹을 불러일으키는 맛집, 극장, 유흥장, 공연장, 유세장, 클럽 대신
구름, 바람, 꽃과 나무, 나비와 새가 있을 뿐이다
바이러스는 해로운 존재지만 악한 존재는 아니다
바이러스가 기생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한 숙주에게 근원적인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닐까?
의료기술로 바이러스를 박멸한다는 생각은 자칫 인간의 교만으로 흐르기 쉽다
그러면 바이러스도 변종과 변이를 통해 신무기를 장착하고 결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바이러스의 공포를 통해 값진 교훈을 얻는다면 참으로 지혜로운 반성적 사유다
사회적 관계의 축소가 코로나 19를 제지하는 멋진 처방이다
나를 돌아보며 집중하자
너무 외화되고 물화된 습관을 회의하고 성찰해 보자
고독은 무서움이 아니다
도시의 풍요롭고 화려한 불빛 건너 편의 둑에서 홀로 거닐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