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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5월을 맞이하는 뜰에서

 

4월은 꽃들이 세상을 여는 개화의 시절이다.

이런 호시절에 뜰에서 피어나는 꽃들을

 

 

바라보거나

속삭이며

 

 

꽃들과 소통하는 일이 가장

나답게 존재하는 소중한 시간들이다.

 

전원생활의 최상의 즐거움을 주는시절이라

 오전에 디카를 들고

뜰에 핀 꽃들을 사진에 담는다

 

 

금낭화는 역시 양귀비의 요염함이 있다.

붉은 등을 켜고 님을 홀리는

유혹의 꽃이라고 해도 좋겠다.

꽃모양도 사랑의 하트이다.

나는 때때로 야밤에도

뜰에서 은밀하게 그를 만나기도 한다.

 

 

 

 

 

 

라일락은 그윽한 향기로 기품이 넘친다.

안방에서 문을 열고 라일락 향기를 맡는다.

라일락 향기를 맡아 본 이들이

어찌 사랑을 하지 않겠는가?

 

 

 

 

연분홍 철쭉이 담백한 웃음으로

봄볕을 쪼인다.

누가 개꽃이라고 했던가?

참꽃이니 개꽃이니 하는 바탕에는

식용 여부가 가치 판단의 기준이었으니

절대 빈곤의 시대 상황에 쓴웃음이......

 

 

 

보리똥 나무에 꽃이 피고

벌들이 날아든다.

저 꽃이 지고나면 열릴 붉디붉은 열매

달면서도 텁텁한 맛이다.

 

 

 

 

바위 사이로

노루오줌풀 몇 포기가 이주해 왔다.

예쁘거나 향기로워서 사람의 귀여움을 받지 못한다 해도

내 뜰에 들어온 그에게 어찌 절대 권력을 휘두르겠는가?

 

 

 

개미취가 무성하게 세력을 확장하며

돌 틈새로 연산홍이 붉은 입술로 피어난다.

연산홍을 심을 때 소소밀밀의 원리를 생각했다.

이떤 곳에서 드문드문......

어떤 곳에는 촘촘히.......

자연이 가르쳐 준 미적 원리아 아닌가?

 

 

 

청순한 소녀 같던

오매불망 햇볕을 향하던

할미꽃이 어느 새 백두옹이 되어

산발한 채 쓸쓸히 저물고 있다

 

 

 

창원에 사는 미남 친구가

 뜰의 꽃들을 나누어 주며

'꽃 피거든 내 생각해.'

하던 말이 기억이 난다

 

친구가 건강을 잃어 악전고투하는 터라

마음이 아프다.

저 꽃은 저리도 건강하건만......

이곳에서 살아남은 강인함이 있다.

 

 

 

무늬둥글레도 창원에서.....

많은 종류를 심었는데 노지라서

이곳 기후에 맞는 몇몇 종류만 살았다. 

 

 

 

돌단풍 그 왕성한 기운이

꽃대를 밀어 올리고

별같은 작은꽃들을 피워낸다.

 

 

 

우산나물이 옹기종기 모여서 두런거린다.

아직 가녀린 허리로 부드러운 파라솔을 반쯤 편 채.....

꽃보다도 여러 장의 잎이 펼치는 춤사위에 매료된다.

담백한 나물로서도 인기가 높다.

 

 

 

진달래는 소월을 가장 소월답게 만든

우리 정서에 가장 친근한 꽃이다.

방긋 웃는 화사한 모습에

나도 미소로 화답한다.

 

 

 

으아리의 길을 내기 위해

대나무로 엉기성기 엮어서 세웠다.

으아리꽃이 피면 술 한잔하자며

꽃을 나누어주던 벗 우림에게서 배운대로......

그 섬세한 으아리의 더듬이가 걸을 길을 닦으며

예쁜 꽃을 기다린다.

으아리 순 두포기가  두뼘 정도 자라서

곧 휘어 감을 것이다. 

 

 

 

얼음 덩굴이 휘감고 오르면서

작은 꽃들을 올망졸망 피우는 모습이란......

저 왕성한 기운을 가진 순들이 공중으로 길을 내며

어느 새 꽃을 피우고 있다.

얼음 향기에 코를 킁킁 대며

전원생활의 즐거움을 한껏 누린다. 

 

 

 

담쟁이가 바위에 들러 붙은 모습에서

운치만을 찾는 것이 아니라 삶의 교훈을 배운다.

섬세한 촉수와 끈질긴 의지로

바위에서 길을 내며 떨어지지 않는

그는 인생의 스승이 아니랴.

 

 

 

바위 틈새에서 강인한 기운으로 솟구치는

둥글레의 양기에 부드러운 대지가 가슴을 열어 준다.

어느 여류 시인이 새싹과 접 붙고 싶다고 하더니.....

 

 

 

 

털머위의 왕성한 번식력은 놀랍다.

잎을 식용으로 하기도 한다.

요즘은 집 안에서 식용으로 하는 잎이 수두룩하다.

엄나무잎, 두릅,취나물,가죽잎,머위,미나리,화살나무잎,곰취로 

식탁은 풍성하다. 

 

 

 

병꽃나무가 꽃을 활짝 피웠다.

아무데서나 흔하게 잘 자라는데

꽃이 아름답고 향기롭다. 

 

 

 

조팝나무도 꽃을 활짝 피웠다.

도로변에는 이팝나무를 가로수로 하고 있다.

 

 

 

 

양지꽃은 들이나 야산 어디서나 가리지 않고

잘 자라는 꽃이라 마치 친근한 이웃과 같다.

노오란 작은 꽃들이 마치

마당에 병아리들이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리는듯.......

 

 

 

꿩의 다리

노란 꽃은 좀씀바귀이다

 

 

 

큰꽃 으아리아 꽃을 피웠다.

우림의 집에서 시집 온......

으아리가 섬세한 더듬이로 오를 길을

대나무로 엉기성기 엮어....

 

 

 

 

저 하찮을 것 같은 잎에서

미색의 드레스를 입은 여인 같은 꽃이 피어나다니

 

 

 

불두화 꽃이 탐스럽다.

부처님 머리 같은 꽃에 내 이마를 대며

입맞춤하듯이......

 

 

 

둥글레 숲에 새 소식을 알리듯이

 

 

 

오! 귀한 벗이여!

그대는 어디서 온 사신인고?

이 왕국에 오신 것을 환영하는 자이네.

 

 

 

거창 운월당이 손수 챙겨 준 불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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