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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땅콩밭은 놀이터

땅콩을 두 판(200포기) 심고 가꾸는 일이 재미있고 삶에 충만감을 준다
이 아침에도 모종삽으로 북을 돋우며 물을 준다
하루가 다르게 잎은 무성해지고 세력이 강해지고 노오란 꽃이 늘어간다

나는 일을 놀이처럼 한다
남들은 밭에서 무언가 열심히 하는 나를 부지런하다고 덕담을 하는데 실은 부지런히 노는 것이다

「재미 있으니까」
이른 아침부터 밭에 나가서 둘러보며 놀잇거리를 찾아낸다
땅콩은 내 놀이의 대상이다
제 본성을 지니고 숨쉬고 자라는 생명체다
헛된 말을 하지도 않고 진실하게 자라고 열매를 맺어 베푸는 멋진 친구다
사람과 식물이라는 장벽을 넘어서 소통하게 하는 것은 사랑이다
식물은 자기에게 다가와 생장을 돕는 나에게 즉각적으로 반응을 하며 응답해 온다

그런데 이런 재미는 속박되지 않아아 하는 전제가 있다
자유에서 파생되는 만족이요 즐거움이다

이 밭에서 수확을 해야 할 목표량이 있다면 재미는 반감되고 만다 자칫하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고 그것은 이미 고역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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