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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나한 군상의 표정



좌대에 정좌한 부처가 절대 자유와 평화의 경지에 이른 최후의 승리자라면
나한 군상들은 영광을 유보하고 절집을 월장하여 저잣거리로  뛰어든 이들이다
속진에 신음하는 중생들의 삶의 현장에 뛰어들어 위로와 희망을 전한다

그래서 나한들은 근엄한 표정을 버리고 일상 중에 있는 수많은 중생들의 천태만상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나한상 한 분 한 분의 태도와 표정에서 전해오는 느낌들이 생명력으로 다가온다
온갖 풍파를 초극하려는 초인의 의지, 일상에서 선업을 쌓아가는 민초의 선량함, 인연 에 순명하는 순응성,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에 대한 관대함과 온정, 일상을 통한 참선이다

나한 군상들 속에 내 이웃이 보이고 돌아가신 할머니가 보이고 내가 보인다
오욕칠정에 흔들리며 나약하고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 합장을 하며 나무아미타불 소리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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